필립 로스의 필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끝나면 꿈을 꿔.
꿈을 꿔, 그러면 그것이 현실이 될지도 몰라.
세상이란 절대 보이는 것만큼 나쁘지 않아,
그러니까 꿈을 꿔, 꿈을, 꿈을.

야구에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지 않는 속도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한 선수가 떠올랐다가 추락하는 속도다. - P21

하나의 거죽이 사라지면 또다른 거죽이 올라올 뿐이었다. 이 사람은 존재 대신 무개성을 갖고 있구나,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 P43

이반 일리치는 궁정의 고위 관리로 "사회가 인정하는 예의바른 삶"을 살아가다가, 임종을 앞두고 그 끊임없는 괴로움과 두려움의 깊은 구덩이에서 생각한다. "어쩌면 나는 제대로 살지못한 것인지도 몰라." - P55

이반 일리치의 삶이 매우 단순하고 매우 평범했으며, 따라서 매우 끔찍했다고 쓰고 있다. 그랬을지도 모른다. - P55

스위드 레보브의 삶은, 내가 아는 한, 매우 단순하고 매우 평범했으며, 따라서 딱 미국인의 기질에 맞게 훌륭했다. - P56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전에, 만나기를 고대하는 동안 오해를 해버린다. 함께 있는 동안에도 오해를 한다. 그러고 나서 집에 가 다른 누군가에게 그 만남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또 완전히 오해를 해버린다 - P61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 어쩌면 사람들에 관해서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것은 잊어버리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최선인지도 모른다. - P62

"오랫동안 기껏 우리 자신을 불투명하게 칠해왔는데, 여기 오니 곧장 우리가 투명하다고 믿었던 때로 돌아가게 되네." - P85

우리가 뭔가를 잊는 것은 단지 그것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중요해서일 수도 있다. - P91

만일 자신에 대한 의문이 인생에서 너무 일찍 찾아오는 것보다 나쁜 게 있다면 그건 그게 너무 늦게 찾아오는 거야. 형의 인생은 폭탄에 의해 박살나버렸어. 그 폭발의 진짜 피해자는 시모어야. - P111

제리의 이론에 따르면 스위드는 착하고, 다시 말해 수동적이고, 다시 말해 늘 옳은 일을 하려 하고, 사회적으로 통제된 인격체라서 폭발하지 않고, 절대 분노에 굴복하지 않는다. 분노라는 특질을 자신의 채무로 떠안으려 하지 않으며, 따라서 그것을 자산으로 가질 수도 없다. 이 이론에 따르면, 결국 스위드가 죽은 것은 분노를 폭발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격성은 사람을 닦아주고 치유해준다는 것이다. - P117

다음 세대의 성공적인 레보브가 되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정떨어지게 분노에 찬 말이나 뱉어내는 딸, 도망자처럼 숨어 있던 곳에서 스위드를 몰아내 또다른 미국으로 완전히 보내버린 딸, 스위드 특유의 유토피아적 사고 형태를 완전히 박살내버린 딸과 그 십 년의 세월, 스위드의 성으로 침투해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감염시킨 미국이라는 전염병, 그토록 갈망하던 미국의 목가로부터 스위드를 끌어내 그 대립물이자 적인 모든 것 속으로, 분노, 폭력, 반목가의 절망 속으로, 미국 고유의 광포함 속으로 집어넣은 딸. - P139

형은 그전에는 한 번도 "왜 모든 게 요 모양 요 꼴일까?" 하고 물어본 적이 없어, 모든 게 요 모양 요 꼴로 늘 완벽한데 뭐하러 그런 걸 묻겠어? 왜 모든게 요 모양 요 꼴일까? 답이 없는 질문이지. 하지만 형은 너무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 그때까지는 그런 질문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거야. - P140

"사랑을 받고 승리를 거둔 모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범죄자. 위대한 스위드 레보브, 미국 국가대표 자본가 범죄자." - P216

아버지가 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나라에 애정을 갖고 있는지 설명하는 즉시 곧바로 무시무시한 전격전을 벌일 아이를 자신의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말을 더듬는, 말이나 더듬는 조그만 년! 씨발 도대체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 P311

모든 미국적인 감정이 없다면 그가 한 인간으로서 느끼게 될 외로움, 다른 나라에서 살아야 한다면 느끼게 될 갈망, 그래, 그의 성취에 의미를 부여한 모든것이 미국적이었다. 그가 사랑한 모든 것이 여기에 있었다. - P320

그들은, 아버지와 딸은, 자신의 중심이 모든 질서의 원천이며 조그만 혼돈의 표시도 간과하거나 용납할 수 없는 믿음직한 아버지와 혼돈 그 자체인 딸은 목놓아 울었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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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10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왼🖐 밑줄!

새파랑 2021-11-10 23:46   좋아요 1 | URL
이젠 왼손잡이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