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여덟번째 작품이라고 하는데, 작가의 담담한 글이 왠지 나와 닮은것 같아 공감이 되었다.


연애가 무엇인지 대답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에 가깝다. 일단 하긴 하는데, 그게 뭐냐고 물어보면 딱히 할 말은 없는. 하지만 동시에 기억의 한편에 남아 있는 몇 개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좋고 싫고 부끄럽고 서운하고 미안하고 고마웠던 장면들. 그 파편과 조각들을 주섬주섬 그러모아 놓으면 과연 연애를 정의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 P27

정리하자면, 농담은 서로를 가깝게 만들기도, 멀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농담의 본질은 거리에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 혹은 사람과 상황 사이의 거리. 각자가 가진 마음의 모서리에 서로 긁히거나 상처받지 않도록, 또는 조금 더 윤활한 관계가 이루어지도록 서로를 매끄럽게 매만지는 거리. - P29

다수의 삶에 소속될 때 누릴 수 있는 편안함과 혼자일 때만 느낄 수 있는 충족감 사이에서 나는 늘 이리저리 헤매었다. 아마 그 둘 사이 어느 한 곳에 우리 각자의 자리가 있을 것이었고, 스스로가 선택한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는 후회하거나 타협하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 P42

낮의 바다는 살아 있는 것 같았고,
밤의 바다는 삶을 삼킬 것 같았다. - P47

입 밖으로 꺼낸 말보다 속으로 감춘 말이 언제나 더 많다. 늘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보다는 무슨 말을 하지 않았는지가 항상 더 중요하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해지는 수많은 의미들. 누군가의 말을 듣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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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1-09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32쪽이면서 너무 비싼 것 아닌가요?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따지는지라...ㅋ

새파랑 2021-11-09 17:07   좋아요 1 | URL
말들의 흐름 시리즈가 좀 비싸긴 한데 막상 양장이랑 종이질 보면 괜찮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