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온 세상을 소유한 듯이 미소 짓는 모습을 보고 나는 열등감, 패배감 같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나를 이겨서가 아니라 내가 이 미국인보다 못하다‘는 것, 그가 ‘너무 대단해 보인다는 것, 그에 다다를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 P8

"사랑해요."
온갖 문제에 대한 답이 하나 있다는 것, 그것도 유일한 답이 있다는 것을 환기해주는 말이었다. 로라에게는 ‘행복한 섬‘ 같은 면이 있었다. - P30

나는 그녀의 얼굴 쪽으로 몸을 굽히고 이마에 내 입술을 스친다. 나는 이 문장을 현재형으로 쓴다. 기억이 되살아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P40

로라, 당신이 없다면, 내가 거기 없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오. 출생에 대해서는 참 바보 같은 말들도 많지! 태어나 세상에 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산다는 것, 그것은 숨 쉬는 것도, 고통받는 것도, 심지어 행복한 것도 아니야. 산다는 것은 둘이서만 발견할 수 있는 비밀 같은 것이지. 행복은 팀을 이뤄 하는 작업이야. 나는 매 순간을 떠나보내고, 이 느린 행보의 카라반은 행복의 소금을 져나르지. 당신이 내게로 오기 때문이야. - P61

"너한테 훈계할 거리가 없다. 너는 나보다 더 똑똑하잖니. 그리고 교양도 훨씬 많고. 넌 모든 책을 섭렵했지. 좋다. 그러니까 네가 어떤 상태인지,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알겠지. 그런데 아주 똑똑하고 아주 교양 있는 사람들 가운데 자살을 하는 이들도 있단다." - P92

"사랑할 때는 말이죠. 모든 걸 다 넘어서 당신과 함께 계속 행복해지고 싶어요. 그런데 누가 당신에게 행복을 운운하나요? 난 당신에게 오로지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예요. 자크, 당신 이미지 때문에, 당신이 스스로에게 품는 생각 때문에 나를 떠나지는 말아줘요. 그건 너무 추잡해요. 나에게 이 편지 이야긴 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모든 것들, 나에게 얘기하지 마세요. 그저 우리 둘 사이의 모든 것은 저 너머에 있기만을 희망합니다." - P180

그리티에서 내게 한 고백 따위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이런 걸 보고 "숨 쉬듯이 거짓말을 한다"라고 하지. 하지만 둘리는 숨 쉬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살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그의 눈만이 공포에 찬 진실을 소리쳐 부르짖을 뿐이다. - P185

"지하철역에 가면 말이다. 출구 옆에 이런 표지판이 걸려 있지. 이 경계를 지나면 당신의 승차권은 유효하지 않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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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6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로맹 가리에 숨겨져 있는 책 중에 한권!!

밑줄 긋다가 끝까지 그어 버리게 만드능 ^ㅅ^

새파랑 2021-10-26 12:33   좋아요 1 | URL
프랑스 작가의 매력에서 빠져 나올 수 없네요 😄 로맹 가리도 완독을 목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