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호프는 역시 대단하다 <6호 병동> 역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만큼 좋다.

<6호 병동>
그는 매일, 자신의 자유와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는 수천 가지 다양한 원인들을 생각해 냈다. 그 대신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사라졌고, 기억력도 크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1년 후, 도시에서 이반 드미뜨리치의 존재는 완전히 잊혔다. 집주인이 헛간 안 썰매 마차 속에 쌓아 놓은 그의 책들은 아이들이 가져가 버렸다. - P25
<6호 병동>
육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더러움은 어느 한 곳에서 몰아낸다 하더라도 다른 곳으로 옮아갈 뿐이다. 차라리 저절로 사라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 P33
<6호 병동>
사실, 죽음이 누구에게나 정상적이고 당연한 결말이라면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죽는 것을 막으려 한단 말인가? - P35
<6호 병동>
감옥과 정신병원이 있는 한, 누군가 거기에 갇혀 있어야 합니다. 당신이 아니라면 나라도, 내가 아니면 다른 누구라도. 기다려 봅시다. 먼 미래에 감옥과 정신병원이 존재하지 않게 되면, 창문의 쇠창살과 환자복도 사라지겠죠. 물론, 그날은 빠르든 늦든 올 겁니다.
(당신이 아라면 나일 수도 있다.) - P57
<6호 병동>
당신은 믿지 않지만, 나는 믿소.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인지 볼테르의 작품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작품속의 누군가가, 신이 없다면 사람이 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지. 만일 불멸이 없다면 사람의 위대한 지성이 언젠가 불멸을 발명해 낼 거라고 나는 굳게 믿고 있소 - P58
<6호 병동>
평범한 사람들은 좋거나 나쁘거나 한 원인을 자기 밖에서 구합니다. 마차가 어떻고 서재가 어떻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사유할 줄 아는 사람은 모든 원인을 자기 내부에서 구한답니다. - P66
<6호 병동>
고통에 대해 나는 비명과 눈물로 대답합니다. 비열함에 대해서는 분노로, 혐오스러운 것에 대해서는 구역질로 대답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바로 삶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삶이다.) - P67
<6호 병동>
그 사람들을 믿지 마십시요. 다 속임수입니다. 나의 병은 20년 만에 우리 도시 전체에서 유일하게 지적인 사람을 발견했는데, 그 사람이 정신병자라는데 있을 뿐입니다. 내가 병든게 아닙니다, 나는 어떤 일에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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