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다 읽었다. 번역이 좀 이상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언제 파리대왕이 나오는지 궁금해서 열심히 읽었는데...이런....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를 본 기분이 든다.

물가를 걸어가다가 홀연 깨달아지는 바가 있어 그는 놀랐다. 이승의 따분함을 깨우친 것 같았다. 이승에서의 모든 도정은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며, 세상살이의 태반은 발걸음을 조심하는데 보내지는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P110
다시금 그는 격에 맞지 않게 야릇한 명상에 빠졌다. 만약 위에서 비치는 경우와 아래쪽에서 비치는 경우에 얼굴이 다르게 보인다면 대체 얼굴이란 무엇인가? 아니 얼굴뿐만 아니라 사물이란 무엇인가? - P113
스스로를 돌아봐! 전부 몇 명이야? 그런데도 연기를 올리기 위해 불 하나 제대로 피워대지 못한단 말이야? 아직도 모르겠어? 불을 꺼뜨리게 되면 우리가 죽게 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단 말이야? - P118
그건 털이 많았어. 그 짐승의 머리 뒤로는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이 있었는데, 아마 날개인 모양이야. 게다가 그건 움직이고 있었어. - P147
그리고 사이먼의 전면에는 ‘파리대왕‘이 막대기에 매달려 씽끗거리고 있었다. 마침내 사이먼은 눈을 뜨고 다시 쳐다보았다. 흰 이빨과 몽롱한 눈과 피가 보였다. 그리고 태곳적부터 있어 온 피할 길 없는 인식이 그의 응시를 떠받치고 있었다. 사이먼의 오른편 관자놀이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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