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람들에 실린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은 모두 여운이 남는다. 아일랜드의 역사에 대해 좀 더 전문지식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진짜 모험이 펼쳐지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진짜 모험은 집에나 틀어 박혀 있는 사람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험은 집 밖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 P23

그는 가끔씩 지루한 글쓰기 일을 멈추고 사무실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늦가을 붉게 타는 석양이 풀밭과 산책로를 비추고 있었다. 석양빛은 흐트러진 옷차림의 보모들, 벤치에서 졸고 있는 늙은 남자들 위로 친절하게 황금빛 먼지를 뿌리고는 움직이는 모든 것들 위에서 어른거렸다. 그는 그 모습을 보면서 인생을 생각했고 그러자 슬퍼졌다. 미묘한 우울감이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운명에 대항하는 것이 얼마나 무익한가를 느꼈다. 이것이 수많은 세대들이 그에게 물려주었던 지혜의 핵심이었다. - P91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성공을 원한다면 나가야만 한다. 더블린에서는 아무것도 못 한다. 그래턴 브리지를 건너가면서 그는 하구의 부두 쪽으로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발육부진에 걸린 듯한 가난한 집들을 불쌍하게 여겼다. - P94

그의 주된 기질은 우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반복되는 신념과 체념, 소박한 즐거움으로 정련된 우울이었다. 그가 이것을 시로 표현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도 공감할 것이다. - P95

바람은 잦아들고 저녁 어스름 고요한데,
작은 숲에는 한 조각 서풍조차 불지 않으니,
나 마거릿의 무덤가에 되돌아와,
먼지가 되어 버린 내 사랑, 그곳에 꽃을 뿌리네.
이 좁은 관 속에 그녀가 누워 있네,
이제 진흙이 되어, 한때는... - P110

꼬마 챈들러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달아 올라서 램프 뒤로 물러섰다. 발작을 일이킬 듯한 아기의 울음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것을 듣고 있는 동안 그의 눈에는 후회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 P111

우리에게 유혹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실은 가끔씩 우리 모두 유혹이 있었다. 우리에게 잘못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모두가 잘못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 모두가 잘못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에게 단 한가지만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것은 하느님 앞에 정직하고 당당하라는 것이었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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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1 0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여기 아이리쉬 맥주 놓고 가여~~

  ∧_∧
o/⌒(*´>∀<`)つ〃
‘と_)_つノ ☆🍻🥜

낼 모래! 리뷰 올리 신다에 한표 🖐

새파랑 2021-09-01 06:40   좋아요 2 | URL
ㅋ 감사합니다. 역시 아일랜드는 맥주 인가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