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돔과 고모라 1> 읽기 끝. 이야기가 39금이 된거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망자는 우리 마음속에만 존재하므로, 망자에게 가한 상처가 집요하게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 때 그 상처가 쉬지 않고 아프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 아픔이 아무리 가혹한 것이라 할 지라도, 나는 온 힘을 다해 거기에 매달렸다. 그 아픔은 할머니에 대해 내가 가진 추억의 결과이며,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분명히 내 마음속에 현존하는 증거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할머니를 진정으로 고통에 의해서만 기억한다고 느꼈으며, 그리하여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고정시켜 놓은 그 못들이 더 단단하게 내 마음에 박히기를 희망했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 매일 떠올리진 않더라도 사라진 것은 아니다.) - P284

이런 고독한 산책 중에 느끼는 기쁨이 내 안에 있는 할머니의 추억을 약화시키지나 않을까 두려웠던 나는 할머니가 느꼈던 그 커다란 정신적인 괴로움을 생각하면서 추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 P323

하지만 내 마음이 아마도 그 괴로움에 비해 지나치게 작았는지, 나는 그렇게나 큰 고통을 견딜 힘이 없었고, 나의 주의력은 고통 전체가 다시 형성되려는 순간 나에게서 빠져나갔으며...

(그래도 아픈 기억은 서서히 빠져나간다.) - P323

알베르틴이 내게 불어넣을 그 지속적이고 고통스러운 의혹, 게다가 그 의혹이 띠게 될 특별한 성격, 특히 고모라적인 성격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한다면, 내가 거짓을 말하는 것일까. - P331

알베르틴이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어떤 계획된 일을 나 때문에 포기하고, 그래서 누군가가 나처럼 불행해 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날 위해 버린 그 미지의 인간은 괴로워하고 그 때문에 더욱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이며, 계속 괴로워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그녀에게 다시 돌아갔으리라.

(괴로워 하지 않으려고 다시 되돌아간다.) - P353

어느 날 나는 알레르틴과 앙드레 둘 다 엘스티르의 집에 초대받은 사실을 알았다. 두 사람이 돌아오는 길에 기숙사 여학생들처럼 나쁜 취향의 소녀들을 흉내 내며 즐거워하고, 또 그렇게 하면서 내 가슴을 조이는 숫쳐녀의 은밀한 쾌락을 맛보리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예고도 없이 그 두사람을 바해하고 알베르틴이 기대하는 쾌락을 박탈하기 위해, 불시에 엘스티르의 집에 도착했다.

(앙드레가 여자였다니....난 남자로 생각했다...) - P357

그러나 질투란 우리 주장의 신빙성보다는 그 주장을 말하는 강력한 어조에 의해 더 쉽게 제거되는 그런 병적인 의혹의 범주에 속하므로, 내 마음을 가장 진정시켜 준것은 바로 그 말이었다. 게다가 우리로 하여금 불신하게 하는 동시에 믿게 하고, 사랑하는 여인으 다른 어느 여인보다 빨리 의심하는 동시에 그녀가 부인하는 말을 더 쉽게 믿도록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의 속성이다.

(질투와 의심은 신빙성보다 상대의 말에 더 영향을 받는다. 물론, 사랑이 남아있을때 까지만 그렇겠지.) - P408

비록 그 우정이 훗날 실현되지 않는다 해도 처음 받은 이런 편지들로부터 우리는 차마 떨어지지 못한다. 보다 가까이에서 향기를 들이마시려 할 때를 제외하고는 바라보기를 멈추지 않는, 아직도 싱싱한 아름다운 꽃과도 같은 그 편지들을 우리는 언제나 곁에 두고 싶어한다.

(처음받는 편지는 언제나 즐겁다.) - P418

모든 죄지은 여인의 악덕을 부정하면서도, 나는 사피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뻔하기도 했다. 알베르틴은 이런저런 여자의 악덕을 쉽사리 믿지 않는 내 의견에 동의했다. - 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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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6-25 1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그쵸! 직접적이고 분명한 묘사는 없지만 뭔가 39금적인!!ㅋㅋㅋㅋ😅 앙드레 ‘꽃핀소녀들의 그늘‘에서 바닷가 소녀들 중 한명이요!ㅋㅋㅋ

새파랑 2021-06-25 18:58   좋아요 1 | URL
아 ˝앙드레˝가 거기서 나왔군요. 저는 남자인줄알았어요 ㅎㅎ 이게 읽는텀이 길어서 가물가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