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네 집 쪽으로 2> 2부 스완의 사랑 까지 읽고 밑줄긋기 정리. 밑줄을 너무 많이 그어서 다 못옮기겠다. 문장이 너무 좋고, 반복해서 읽다 보니 시간이 상당히 걸리네...

스완이 그들의 총애를 되찾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였다. 비록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누군가를 위해 어떤 기발한 기쁨을 마련해 주겠다는 생각이, 그런 준비를 하는 동안 그들 마음속에, 덧없고 일시적이긴 하지만 호의와 배려를 키워 놓았던 것이다.
(프루스트의 문장들을 보면 인간 관계와 심리에 대해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고, 너무나 세밀하게 묘사하는다는 느낌을 준다.) - P151
그렇게도 많은 밤, 그가 그 길에 들어서면 멀리서도 그를 알아보고는 기쁘게 해 주던 불빛으로 "그녀가 바로 저기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하고 알려 줬는데, 지금은 "그녀가 기다리던 남자와 같이 있어요"라고 말하며 그를 고문했다.
(사랑에 따른 행복과 불행의 원인이 한사람에게 오는 것이기 때문에......) - P154
삶의 다른 시기에는 어떤 사람의 일상적이고 사소한 것들이나 행동에 아무 가치도 없는 것처럼 보여, 누가 그런 것에 대해 수다를 떨어도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또 그 말을 듣는 동안에도 그의 주의력 중 가장 저속한 부분만이 관심을 기울엿으므로, 그런 순간에는 자신이 가장 형편없는 사람처럼 생각되었다.
그러나 사랑을 하는 이 낯선 시기에는 개인적인 것이 너무도 심오한 그 무언가를 지니게 되었으므로, 한 여인의 아주 작은 일과에 대해 그의 마음속에서 깨어나는 듯 느껴지는 이 호기심은, 역사에 대한 그의 지난날 호기심과도 같은 것이었다. - P155
그리하여 그는 그녀 곁에서 맛본 쾌락 하나하나를, 자기가 고안해 냈지만 경솔하게도 그 달콤한 맛을 그녀에거 알려 주고만 그런 애무 하나 하나를, 그녀에게서 찾아낸 매력 하나하나를 알려 준 것을 후회하기에 이르렀다. 왜냐하면 조금 후에는 그런 것들이 그의 형벌을 가중할 새로운 도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공감이 가면 이상한 건가. 잘해준 경험이 나중에는 아픈 기억이 된다.) - P159
언젠가 내가 당신으로부터 영원히 멀어지는 걸 당신이 보는 날이 오면, 사랑도 더이상 버틸 수 없는, 당신에게 준엄한 판단을 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당신은 나보고 왜 미리 경고해 주지 않았느냐고 비난하겠지만, 그때가 오면 [클레오파트라의 하룻밤] 같은 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오.
알아둬야 할 것은 당신 정신이나 매력이 정말로 최하류인지, 단 하나의 즐거움도 포기할 줄 모르는 그런 경멸할 만한 존재인지 하는 거요.
그런데 만일 당신이 그런 존재라면 어떻게 내가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겠소, 당신은 인간이 아닌데,, 정의되거나 불완전하거나, 그래서 적어도 완전해질 수 있는 인간이 아는데 말이오. - P181
오데트의 말은 처음부터 거짓이라고 의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짓말로 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거짓말한다고 믿기 위해서는 미리 의심을 하는 게 필요조건이었다. 게다가 충분조건이었다. 그럴때면 오데트가 하는 모든 말이 의심스러웠다.
(사랑이 끝나가는 마지막 전 단계에서는 결국 의심이 나오는 것 같다.) - P192
이러한 흔들림 후에, 스완의 질투 때문에 잠시 물러났던 오데트가 자연스럽게 다시 본래 자리고, 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던 각도로 다시 돌아온 지금, 스완은 동의한 듯한 애정 넘치는 눈길을 보내던 그녀 모습을 그려 보면서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쁘게 보였는지, 마치 그녀가 저기 있어 입맞춤이라도 할 수 있는 것처럼 그녀를 향해 입술을 내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바보같은 스완, 이 바보같은 사랑이라니..) - P201
누군가 자기보다 먼제 오데트의 애인이었을지도 모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비쳐도 스완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사실을 알기 전에는 가장 끔찍하고 믿기 힘들어 보이던 것도, 막상 알고 나면 그 슬픔에 영원히 합쳐져서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고, 더 이상 그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미친 문장이라니...) - P216
그처럼 총명한 남자가 그런 여자 때문에 고통 받다니, 우스운 일이에요. 사람들이 바보라고 하는 걸 보면 별다른 관심도 끌 만한 여자가 못되는 것 같은데
하고 그녀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지혜, 즉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을 위해서만 불행해져야 한다는 지혜로 말했다.
(사랑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제 3자만 그것을 어리석게 말할 수 있다.) - P267
스완이 그 곡을 알아보고 "뱅퇴유 소타타 소악절이구나, 듣지 말자!"라고 말하기도 전에, 오데트가 그를 좋아했던 시설의 모든 추억들이, 그때까지 그의 존재 가장 깊은 곳에 보이지 않도록 간직해 왔던 모든 추억들이, 사랑하던 시간의 그 갑작스러운 빛에 속아 사랑이 들어온 줄 알고 잠에서 깨어나 날개를 치며 올라와서는 현재 그의 불행 따위는 아랑곳없이 잊어버렸던 행복의 후렴구를 미친 듯이 노래하기 시작했다.
(음악에 담긴 추억은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 P270
그날 저녁 이후로 스완은 그에 대한 오데트의 감정이 결코 되살아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또 행복에 대한 그의 희망이 더이상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어쩌다 그녀가 그에게 상냥하고 다정하게 대해 주거나 주의를 기울여 보일 때도, 잠시 자기에게로 돌아오는 척해 보이는 이 허울뿐인 거짓 시늉을......
(제발 끝냈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공감이 간다) - P283
이처럼 그녀는 사형집행인과도 같은 정확함과 격렬함으로 그에게 타격을 가했지만, 스완에게 아픔을 주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의식하지 못했으므로, 거기에 잔인함은 없었다.
(사형집행인 같지만 잔인함은 없었다.....) - P311
"내 마음에 들지도 않고 내 스타일도 아닌 여자 때문에 내 인생의 여러 해를 망치고 죽을 생각까지 하고 가장 커다란 사랑을 하다니!" - P330
그 장소들은 그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이름, 인명과도 같은 이름으로 지칭됨으로써 얼마나 많은 개별성을 획득했던가! 말은 사물에 대해 분명하고도 친숙한 작은 이미지를 제시한다.
(지역명이 갖는 기억~말의 이미지화)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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