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생거 수도원‘은 내가 읽은 제인 오스틴의 네번째 작품이다. (오만과 편견, 엠마, 설득, 그리고 이 작품~) 오스틴의 작품을 많이 읽은건 아니지만, 읽다보면 주인공이 발랄하고 활기차며 통통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뭔가 기분좋고 싶을때 읽으면 좋은 책들이다. ‘노생거 수도원‘은 그녀의 사후에 출판된 책인데, 쓰여진 시기는 1790년대로 그녀가 최초로 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게 완성 후 판권문제로 바로 출간이 안됨)
오스틴의 첫번째 작품이어서 그런지 주인공인 ˝캐서린˝의 나이는 무려 17세이다~!! 오스틴 책의 주인공은 그녀의 경험과 생각이 많이 투영되어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녀의 가치관과 그녀가 읽은 많은 책들의 문장, 그리고 인상깊은 내용들이 나온다. ‘오스틴‘과 ˝캐서린˝은 모두 매력적인 문학소녀였던 것이다~!
또한 남자주인공인 ˝헨리˝의 경우 24세 이지만, 소설을 좋아하고, 창의력이 풍부하며, 기존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또한 ‘오스틴‘의 경험과 생각이 투영된 것이라 생각되었다.
「신사든 숙녀든 훌륭한 소설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견딜수 없이 멍청한 사람이겠죠.」
남자주인공인 ˝헨리˝의 말을 통해서 당시의 소설에 대한 남자들의 편견을 비판하는데, 왠지 시원하고 공감이 되었다.
(난 소설을 너무 좋아한다.)
이 책은 호기심이 많은 17세 소녀 ˝캐서린˝이 이웃인 ˝앨런 부부˝와 온천관광지인 ‘바스‘로 휴가를 가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 곳에서 ˝제임스˝와 ˝캐서린˝ 몰런드 남매는, 이기적인 ˝존˝ 과 ˝이자벨라˝ 소프 남매, 그리고 예의바른 ˝헨리˝와 ˝엘리너˝ 틸니 남매른 만난다.(공교롭게 모두 남매다. 남매들끼리 성격이 어쩐지 비슷하다.)
많은 오해와 어긋남 등 많은 소설적인 요소들을 통해 중간정산 결과 ˝캐서린˝과 ˝헨리˝, 그리고 ˝제임스˝와 ˝이자벨라˝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가까워지게 된다. (최후에 어떻게 되는지는 다소 스포여서 생락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캐서린˝과 ˝헨리˝는 그의 아버지인 ˝틸니장군˝과 ˝엘리너˝와 함께 드디어 책의 제목인 ‘노생거 수도원‘으로 여행을 간다. (수도원은 틸니장군의 소유지다.)
여기서부터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나오는데, ˝캐서린˝은 그녀가 읽은 고딕소설들과 ˝헨리˝가지어낸 이야기, ‘노생거 수도원‘이라는 배경 때문에 끔찍한 범죄를 상상하게 되고 작은 소동을 벌인다. 책을 읽다보면 그녀의 엉뚱한 상상과 행동에 웃음이 지어지면서도 다소 으스스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노생거 사원에서의 마지막 해어짐은 그녀의 엉뚱한 상상보다는 현실이 더 잔인하다는 걸 보여준다. (이것도 스포여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래도 결국은 오스틴식 해피엔딩으로 끝~!
초기작이다 보니 다소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들도 보이고, 사후 출판이어서 그런지 결말을 너무 짧고, 빨리 마무리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책이 끝난걸 보고 아쉬웠다. 이 책이 400페이지인데, 결말이 조금 상세하게 그려졌다면 600페이지는 될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아주 티끌일 뿐이다. 이 책은 제인오스틴을 너무 닮은거라 생각되는 두 주인공인 ˝캐서린˝과 ˝헨리˝의 성장 이야기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함과 동시에 이를 비판하면서 극복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잘 읽히는 작품이다.
18세기 말의 영국의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고 신선할 수 있다니, 오스틴의 작품을 읽을때면 놀라게 된다. 이제 ‘이성과 감성‘, ‘멘스필드 파크‘를 읽어봐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