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 정말 좋다. 예전에 이런 감정을 느낀적이 있는데, 감정의 혼란이 고스란히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수정 후 : 읽기 시작하자 마자 다 읽어 버렸다. 놀랍다. 완전 감정이 혼란해진다.)

그러한 변화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돌연 셰익스피어의 문장 속에서 또 다른 세계가 내게 달려왔고, 그의 언어가 마치 수백 년 동안 나를 찾고 있었던 것처럼 오로지 내게만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
(책과의 우연한 만남의 감격이란...) - P52
사람은 어떤 일이든 마음속에서부터 시작하여 이뤄내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언제나 열정으로부터 시작해야만 하네. 언제나 - P64
하지만 무엇보다 나의 부지런함을 그토록 뜨겁게 가열시킨 것은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그의 신뢰에 실망을 끼쳐드리지 않고 나를 사로잡았던 그의 미소를 얻고 싶은 허영심, 내가 그에게 느끼는 감정을 선생님도 내게 느끼도록 바라는 바로 그 허영심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존경하는 사람에게 인정받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은 것 같다.) - P67
첫사랑에 빠진 소년이 신성하게 생각하는 소녀의 벗은 몸을 상상속에서 감히 떠올리지 못하고, 그녀를 수천 명의 다른 소녀들과 같다고는 감히 생각하지 못하듯이, 나 역시 그의 사적인 삶을 몰래 엿보는 행동은 감히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감정을 이렇게 문장으로 표현하다니 놀라웠다.) - P78
나의 마음속에 황홀한 감정을 키워주고 일깨워 준 선생님이 갑자기 나를 자신에게서 지워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심리 변화의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 P89
무의식증에 나를 뜨겁게 만들어 놓고 느닷없이 얼음을 쏟아 붓는 사람, 자신의 격정으로 스스로를 자극하더니 갑자기 반어적인 언어의 채찍을 움켜쥐는 사람, 이렇게 번갯불처럼 번쩍이고, 뜨거움에서 차가움으로 돌변하는 그 사람에게서 나는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겪었는지 모릅니다.
(감정의 혼란을 이렇게 멋지게 표현하다니..) - P90
실은 잔인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는 점점 더 무정해지고 불안해하며 나를 밀어냈기 때문입니다. - P90
그의 생활속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근원과 마음에 이르는 길을 알지 못한 채 미궁에 갇힌 것처럼 제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던지!
(이런 감정의 혼란을 겪어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 P91
혹한 속에 거지를 내몰듯, 선생님이 나를, 그를 열성적으로 추종했던 나를, 자신의 실제 삶으로부터 밖으로 내쳐 버린 그 폐쇄성에 대해 증오와 분노의 감정이 끓어 올랐습니다.
(감정이 극단적으로 치달으면 이렇게 되겠지?) - P92
따스했다가도 차가워지고, 타오르듯 가까워졌다가도 짜증을 내며 밀쳐내는 그의 성격은 조절하기 어려운 나의 감정을 완전히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 P109
정신이 항상 그러하듯 열정은 계속해서 흐르지만 영원히 충족되지 못하고 완전히 흘러가지도 못하고 맙니다. - P110
뜨겁게 열망하던 일이 갑자기 실현될 때보다 내면이 흔들리는 때도 없을 것입니다. - P124
한 인간이 완전히 벌거벗은 채 내게 자신을 드러냈습니다. 자신의 가음 속 깊은 곳, 완전히 부서지고 망가지고 연소되고 곪아 터진 심장을 기꺼이 노출시킬 준비를 하던 것입니다. 지난 몇년 동안 억누려 온 격렬한 욕망의 고백속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듯 그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평생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몸을 감추며 살았던 사람이, 가차 없는 그 고백속으로 취한 듯 강력하게 뛰어들었던 겁니다.
(완전 충격적이다 ㅋ 상상도 못했다..) - P182
그렇지만 나는 지금도, 아무 것도 몰랐던 소년으로서 느꼈던 그때의 그 감정을 똑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를 알기 전의 내 부모님과 그를 알고 난 후의 내 아내와 아이들, 그 누구에 대해서도 그보다 더 고마워하지도, 더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감정의 혼란이 그냥 느껴진다. 놀랍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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