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다시읽기 6번째 작품. 스푸트니크의 연인 읽기 시작하고 바로 읽기 끝. 너무 좋다. 서로 닿을 수 없는 스푸트니크 위성과 같은 사랑 이야기. 밑줄 그은 부분은 다시 봐도 좋다.






"사람은 그 인생에서 한 번쯤은 황야로 들어가 건강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지루하기까지 한 고독과 절망을 경험해야 한다. 자신이 오직 자기 자신의 육체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에 스스로의 진실한, 숨겨져 있는 힘을 깨달아야 한다." - P11

도서관을 찾아가거나 간다의 헌 책방 거리에 가면 하루종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제외하고 그렇게 깊고 폭넓게 열렬히 소설을 읽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고, 그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완전 요즘 내 이야기 같다. 알라딘 중고서점 가면 하루 끝ㅎㅎ 주변에 소설 읽는 사람도 없고...) - P26

내가 끌려 가는 곳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특별한 세계일지도 모른다. 그곳에 숨어 있는 것들이 나에게 깊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지니고 있는 모든 것들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뒤로 물러설 수 없다. 설사 나라는 인간이 그곳에서 불에 타 사라져버린다고 해도.

(이런 문장과 감성이 좋아서 하루카는 좋인할 수밖에 없다.) - P44

내가 온전한 나 자신이었을 때 당신을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 P80

어떤 사람에 대해서든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 거리가 줄어들지 않도록 하면서 상대방의 태도를 지켜보게 되었다. 사람들이 입에 담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내가 세상에 대한 유보없는 정열을 발견하는 것은 책이나 음악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고 당면한 결과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뭐랄까 고독한 인간이 되었다.

(하루키에 영향을 받은건지, 원래 그랬던건지 모르겠지만 저런 성항이 있다. 책과 음악도 그런거 같고 ㅋ) - P94

스미레 앞에 있으면 가끔씩 예리한 칼로 몸이 도려내어지는 듯한 절실한 고통을 느낀다. 그러나 설사 어떤 고통이 느껴진다고 해도 스미레와 힘께 있는 시간은 내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귀중한 시간이었다. 그녀는 내가 속해있는 세계의 둘레를 넓혀주어 심호흡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한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여자는 스미레뿐이었다.

(예전에 밑줄그어놓은 문장인데 지금도 좋다.) - P101

스미레는 나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허전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 옆에는 뮤가 있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나에게는...나밖에 없다. 언제나 그렇듯이.

(책의 흐름속에서 너무 공감이 된다...) - P129

당신은 스푸트니크라는 말이 러시아어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나요? 그건 영어로 traveling companion이라는 의미에요. 여행의 동반자

(왠지 너무 슬픈 단어다.)

- P166

고양이는 그대로 사라져 버렸어요. 마치 연기처럼..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고양이는 가지에 매달려서 울지도 못할 정도로 겁에 질려 있는 거라고 생각했죠.

(스미레도 그렇게 다른 세계로 갔을 것이다. 이 내용은 작년에 나온 하루키의 단편 ‘고양이를 버리다‘에 나온 것과 비슷하다 ㅎㅎ 경험에 바탕한 소재였다니..) - P178

하지만 어쩔 수 없죠. 마음에 드는 것들은 모두 언젠가 끝이 나게 마련이니까. - P185

우리는 멋진 여행을 함께하고 있지만 결국 각자의 궤도를 그리는 고독한 금속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요. 두개의 위성이 그리는 궤되가 우연히 겹칠 때 우리는 이렇게 얼굴을 마주볼수 있고 어쩌면 마음을 풀어 합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잠깐의 일이고 다음 순간에는 다시 절대적인 고독 속에 있게 되는 거에요. 언젠가 완전히 타버려 제로가 될 때 까지 말이에요.

(너무 좋은 문장이다. 공감이 간다.) - P197

어디에도 도달할 수 없다고 해서 그 마음을 간단히 내버릴수는 없었다. 그것과 바꿔야 할 것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설사 실현될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적어도 내게는 꿈을 꿀 권리가 있었다.

(너무 공감되는 문장...이래서 하루키 소설은 좋다.) - P299

어째서 모두 이렇게까지 고독해져야만 하는 것일까. 어째서 그렇게 고독해질 필요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영원히 헤어져버리는 것이다. 주고받는 말도 없이, 만나자는 약속도없이. - P303

그 친구가 없어져버리면 내게는 이제 아무 친구도 없단다. 단 한사람도 없어. - P325

우리는 이렇게 각자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치명적으로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아무리 중요한 것을 빼앗겼다 해도. 우리는 묵묵히 삶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나는 매우 우울한 기분이 되었다.

(우울한 기분이란...)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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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16 23: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주변에 소설 읽는 사람도 없고,,,] 아닙니다 새파랑님 알라딘 서재에는 책친구들로 가득 가득 ^ㅎ^

새파랑 2021-03-16 23:36   좋아요 2 | URL
알라딘 서재에는 너무 많죠 ^^ 좋은 책을 너무 많이 알려쥐서 문제지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