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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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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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후반에 접어든 지금 왜 갑자기 ‘20’년의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었는지 궁금해 할 것 같다.(아님 말고…) 사실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역대 젊은작가상 중에서 가장 큰 논란이 있었던 때다. 바로 김봉곤 작가님의 <그런 생활>이라는 작품 때문이다. 이 작품 때문에 모든 책이 환수조치되어 <그런 생활>이 삭제된 판본으로 다시 보급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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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궁금해졌다. 사람 심리가 하지 말라면 괜히 더 하고 싶어지는 법이지 않은가. 어떤 부분이 논란이 되었는지 직접 읽어본 뒤 판단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던 찰나 우연히 방문한 중고 책방에서(알라딘, 예스24 아님) 김봉곤 작가님의 작품이 수록된 버전의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발견하였다. 심지어 특별보급가의 중고 가격이라 가격이 한 3000원 정도? 였던 것 같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어떤 울림이 스쳤다. ’어머 이건 사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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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구입해서 책을 펼쳐보니 이게 웬걸, 예상치 못하게 그 해 대상 작품이었던 강화길 작가님의 <음복>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읽는 동안에는 소름끼치는 불편한 현실감이 느껴지면서도 다 읽은 뒤에는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듯한 충격적인 결말의 여운을 느꼈던 것이다. 스포일러를 배제하고 싶어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악의 없는 순수한 무지’가 어쩌면 가장 악독하게 남을 괴롭힐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정도로만 말하겠다. 작품과 더불어 뒤에 붙어있는 오은교 평론가님의 작품 해설도 정말 좋았다. 마치 머릿속에 막연하게만 존재하던 감상이 해설을 통해 정연하게 정돈된 느낌이었다. <음복>이 수록되어있는 단편집 <화이트 호스>를 빠른 시일 내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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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서 말했던 김봉곤 작가님의 <그런 생활>에 대해 말해보자면, 읽으면서 허구의 이야기인 ‘소설’이 아니라 작가님의 실화를 담은 ‘에세이’를 읽는 것 같았다. 주인공 이름도 ‘봉곤’이고, 다른 등장인물 중 이름으로 불리지 않고 ‘K’라는 알파벳으로 불리는 익명의 인물도 있고 하니 그런 것 같다. 조금 더 ‘소설’처럼 보이도록 각색하거나 소재만을 빌려와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되었다면 논란이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전의 작품 중 <여름, 스피드> 등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던 것을 감안해보면, 거의 사실처럼 느껴지도록 쓰는 게 작가님만의 집필 방식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 자체는 괜찮았던 것 같은데, 내가 그 작품 속 인물이라고 가정해보니 꽤 불편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논란이 생긴 그 연유가 납득이 되어 많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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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으로 본 세계사 - 판사의 눈으로 가려 뽑은 울림 있는 판결
박형남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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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으로 본 세계사> - 박형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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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하여 많이 알지는 못해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수능의 사회탐구 선택과목으로 ‘세계사’를 치뤘고, 2등급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지금의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세계사’의 내용은 별로 없다. 공부할 땐 그래도 재밌게 공부했던 기억이 나는데, 무엇을 공부했는지 막상 남아있는 게 별로 없달까. 그래서인지 세계의 다양한 역사를 다룬 책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은 한 유튜버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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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박형남’ 판사님은 역사에 굵직한 획을 하나 그었다고 생각되는 세계의 역대 재판 15개를 선별하여 내용을 책에 담으셨다. 이런 책들은 보통 목차를 중요시하는 편인데, 평소 많이 궁금해하고 흥미롭게 생각했던 주제가 눈에 띄었다. [세일럼의 마녀재판], [아이히만 재판]이 바로 그것이다. 다른 재판들도 흥미롭게 읽었지만, 모두 다루기에는 글의 분량이 한없이 많아질 것이 뻔히 예상되므로 간단히 이 두 재판에 대해서만 감상(?)을 남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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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럼의 마녀 재판]

‘생사람에게 엉뚱한 누명 씌우기’, 좀 더 엄밀하게는 ‘한 집단에서 분노나 공포를 조장하는 선동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개인이나 소수자 집단을 탄압하는 집단 히스테리’로 정의되는 '마녀 재판'은 중세 유럽에서 너무도 심하게 성행했다. 이 시기의 유럽은 청교도 공동체가 농경사회에서 상업사회로 변해가는 과도기에 있었고, 이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 정치, 사회적으로 갈등이 깊어져 갔다. 이때 일부 여성들은 남편의 재산을 상속받거나 상업에 종사하며 부를 축적하였는데, 이들은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로 여겨졌고, 그들의 부와 영향력 등에 위협을 느낀 교회 등의 세력이 이들을 마녀로 몰고 갔던 것이다. ‘마녀 재판’의 역사적 배경이 많이 궁금했었는데, 알고나니 너무도 어이없고 말도 안되는 이유에 허탈하고 화가 났다.

🗣 마녀를 고발한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든데 종교적 신심이 없는 사람들이 잘살고 마을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에 불만을 품다가, 이들이 마녀라는 목사의 말만 믿고 청교도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악마로 지목했을 것이다. (1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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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히만 재판]

‘아이히만’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유대인을 학살하는 데에 앞장서서 활약했던 나치당 소속 군인이었다. 아이히만은 독일의 패전 후 아르헨티나로 도주하여 15년을 살다가 결국 붙잡혀 다른 전범들보다 한참을 뒤쳐진 1961년 이스라엘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주요 나치 전범 등이 뉘른베르크 재판 등에서 처단되었지만 전쟁 직후였던 점과 패전국인 독일에서 재판이 이루어졌던 점 등 여러 이유로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였으나, 아이히만 재판은 전쟁이 끝난 지 15년 후 객관적인 사각과 증거에 따라 진행되면서, 유대인 대학살의 실상 등이 전세계에 속속들이 알려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역사에서 잊혀지고 싶었던 아이히만이었지만, 역설적으로 나치의 만행을 세계에 널리 퍼뜨려주었다는 점에서 희한하면서도 신기했다.

🗣 아이히만은 증인석에 앉아서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나치 전범들의 주장과 같았다. (중략) 한 민족에게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는 개별적으로 개인에 대한 범죄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무겁게 처벌되어야 한다고 판시하며 사형을 선고했다.(353-3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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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이 두 재판 말고도 흥미로운 재판들이 많다. 실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소크라테스 재판], 범죄 영화와 드라마에서 한번쯤은 본 ‘미란다 원칙’의 기원이 되는 [미란다 재판] 등에 대한 내용을 이 글에 담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꾸준히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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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 그랬어 트리플 1
박서련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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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 그랬어> - 박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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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작가님의 작품은 <더 셜리 클럽>이 처음이었다.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내용의 작품이었기에 ‘엄청’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지던 차에 <호르몬이 그랬어>라는 책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발견했다. 단편이 세 편 수록되어있는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트리플’ 시리즈였고, 장편(더 셜리 클럽)을 읽어보았으니 작가님의 단편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작품을 구입하여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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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 그랬어>는 밝고 따뜻한 <더 셜리 클럽>과는 달리 아주 불쾌하고 어두운 내용을 담은 단편들의 모음집이었다. 수록된 세 편의 작품을 간단히 톺아보자면, 가장 먼저 수록된 <다시 바람은 그대 쪽으로>에는 양다리…를 넘은 삼다리(?)를 걸친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심지어 이 주인공은 연애의 상대에 남녀를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표제작 <호르몬이 그랬어>는 문자로 이별을 통보했던 전남친이 성공한 모습으로 나타나 본인의 결혼 사실을 통보하자, 주인공은 모친의 연애 상대와 잠자리를 가지려 한다(?!?!). 이게 무슨 불쾌하고 불편한 내용인지… 싶었다. 마지막 작품 <총>은 죽은 연인을 떠나보내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렸는데, 그의 마음에 공감이 되어 슬픈 감정이 들었다기보다는 그저 한없이 어둡고 우울하기만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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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호르몬이 그랬어>에 수록된 세 편의 작품은 지금까지 박서련 작가님이 쓰셨던 작품들과는 아주 많이 달랐다.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수록된 단편들 뒤에 실린 (‘작가의 말’의 역할을 하는) 에세이 <……라고 썼다>를 읽으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당시의 제가 삼십대 초반인 저처럼 작품을 쓸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저 또한 이십대 초반의 저처럼은 쓸 수 없습니다. (1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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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 책은 작가님이 등단하기도 전인 이십대 초반에 쓰셨던 단편들을 엮은 작품집이기 때문에 지금과 많이 다른 분위기를 풍기었던 것이다. 이 짧은 에세이에는 작가님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본인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 괴로워했던 마음이 <총>이라는 단편에 녹아든 것 같기도 했고, 작가 자신이 과거의 스스로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수록된 단편들 보다 오히려 작가님이 본인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쓴 에세이 <……라고 썼다>가 이 단편집에 실린 이야기들 중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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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내용과 별개로 한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점이 있다. 바로 ‘가격’이다. 단편 세 개가 실려있다는 점에서 ‘소설 보다’ 시리즈와 ‘트리플’ 시리즈는 같은 맥락에 있는데, ‘소설 보다’ 시리즈는 약 3000원 언저리의 가격대인 반면 ‘트리플’은 12000원…? 출판사가 일부러 값을 올려 받기 위해 비싼 각양장으로 만든 것인지, 어쨌든 납득이 되지 않는 가격이다. 중고 서점에서 반값 가까이에 구입해서 망정이지, 제값주고 이 시리즈를 사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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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에 대하여 - 박상영 연작소설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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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에 대하여> - 박상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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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은 박상영 작가님의 작품은 얼마 전에 피드를 올린 <1차원이 되고 싶어>와 더불어 <대도시의 사랑법>, 이렇게 총 두 권이다. 두 권 모두 공통적으로 성적 소수자(게이)의 사랑을 다룬 작품들로서, 단지 인물들의 나잇대가 20대냐(대도시의 사랑법), 10대냐(1차원이 되고 싶어)의 차이 그리고 분량이 장편이냐 단편이냐 정도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읽은 <믿음에 대하여>는 앞선 두 권과 상당 부분에서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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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느껴졌던 (전작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작품의 ‘초점’이었다. <대도시의 사랑법>이나 <1차원이 되고 싶어> 모두 ‘사랑’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면, <믿음에 대하여>는 보다 더 현실적인 소재들과, ‘사랑’에 걸림돌이 되는 듯한 외적 요인에 집중하는 듯했다. 대표적인 예로 표제작 <믿음에 대하여>의 ‘임철우’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철우’는 이태원에서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로, 코로나로 인해 ‘매출 폭락’이라는 직격탄을 맞는다. 더군다나 이자카야의 주소지도 하필 ‘이태원’이다. 다들 기억할지 모르겠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태원의 어느 게이 클럽에서 이른바 ‘슈퍼 전파’가 일어났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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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기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되었던 사람들 중 강제 아웃팅이 되던 경우도 있었고, 그 때문에 확진되었음에도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 지내던 사람들도 있었다고 들었다. 때문에 그 시기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게이들을 싸잡아 욕하기도 했고, 그 탓에 이태원의 상권은 90% 가량이 떨어지게 되기도 했다. 박상영 작가님은 이런 현실적인 요소들을 <믿음에 대하여>에서 여실히 드러내었다. 나는 군 복무 시절, 훈련소에 있을 때 그 소식을 들으며 ‘이 시국에 클럽을 왜 가냐’면서 화를 내었던 기억이 있는데, 실은 클럽을 갔다는 사실 자체에 화를 낸 것이 아니라, 게이들을 싸잡아서 그들이 문제라고 욕을 했던 것 같다. 양심의 가책이 많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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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퀴어 문학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취향에 대해 말해보자면, 그들의 사랑 자체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작품 보다는,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냉담한 시선들을 고발하듯 그려내어 읽는 이로 하여금 반성하게 만드는 작품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믿음에 대하여>는 정말 좋았다. 읽는 동안에는 가독성도 좋고 술술 읽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지만, 다 읽은 뒤에는 지금까지의 나 자신의 사고방식을 반성하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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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거의 출간되자마자 바로 책을 구매했기 때문에, 사은품으로 ‘북토크 초대권’을 받아 그곳에 가서 작품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기자님들과의 일화이다. 작가님은 이 작품으로 문학 기자분들과 많은 인터뷰를 하셨다고 하는데, 이번에 유독 1-5년차의 신입 기자분들을 많이 뵈었고, 그분들께 ‘사회생활의 PTSD를 느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믿음에 대하여>는 사회 초년생들의 애달픈 사회 생활의 시작을 하이퍼리얼리즘 틱한 생생한 묘사로 그려내어 씁쓸한 공감과 위로를 많이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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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 레드펀 지음, 이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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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리와 그레이스> - 수잔 레드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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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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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연락을 주실 때, 영화 ‘달마와 루이스’가 생각나는 여성 서사를 다룬 작품이라고 이 책을 설명하셨다. 책을 받아보니 뒷표지에도 그렇고 작품 중간에도 ‘달마와 루이스’가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이 있다. 애석하게도 ‘달마와 루이스’라는 영화를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유튜브에 널리고 널린 영화 소개 채널에서 ‘달마와 루이스’를 15분 가량으로 깔끔하게 압축해놓은 영상을 보는 것으로 영화 감상을 대체하였다. 확실히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두 작품(영화와 책)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긴 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나는 자꾸만 영화 ‘킹스맨’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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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마와 루이스’와 내용적인 측면에서 비슷하다고 말한 이유는, 두 여성의 도주극(?)과 연대를 다루었기 때문이었다. 남편 ‘프랭크’로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 ‘하들리’와, 동일인물 ‘프랭크’의 밑에서 비서로 일하다가 토사구팽 당할 위기에 처하는 ‘그레이스’는 우연히 같은 시간에 프랭크의 사무실에서 만나 금고를 털어 그 안에 있던 엄청난 돈을 들고 본격적인 도주를 시작한다. 애석하게도 그 돈은 출처가 더러웠기 때문에 (마약 사업 등의 불법적인 돈이었다) FBI에서 출처를 주시하고 있었으므로, 두 여성은 FBI에게 추적을 당하기 시작하며 이야기는 극적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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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내가 영화 ‘킹스맨’이 떠올랐던 이유를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영화 ‘킹스맨’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는다. (1편은 그래도 괜찮았는데 2,3편은 도통…) 그 이유를 가장 최근에 상영했던 3편을 두고 설명해보자면, 개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다시 말해 납득이 가지 않는 전개를 정말 싫어하는데 3편에 그런 전개가 많이 나왔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다리 부상이 메인 빌런의 초자연적 능력으로 갑자기 치유된다든지, 아들이 신분을 바꿔치기해서 전쟁에 참전한다든지, 그러다가 또 갑자기 죽는다든지(어떻게 죽는지 말 안했으므로 스포 아님) 등등… 영화관에 같이 갔던 친구들은 그게 ‘킹스맨’의 매력이라고 말해주었지만, 그럼에도 기분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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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느닷없는’ 전개 방식이 <하들리와 그레이스>에서도 등장한다.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하기 위해 몇 가지만 말해보자면, 두 여성을 추적하던 FBI 요원 ‘마크’가 역으로 둘에게 납치를 당한다(?!). 여성을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우람한 덩치에 근육질 몸매로 묘사되는 FBI 현장 요원이라면 무장 강도 둘은 그냥 때려잡을 수 있을 정도로 지독한 훈련을 받았을 터인데, 너무 허무하게 둘에게 납치되는 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러다가 심지어 이 ‘마크’라는 요원은 ‘하들리’와 갑자기, 정말 느닷없이 사랑을 나눈다(?!?!). 이게 무슨 전개람……?하는 심정으로 계속 읽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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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너무 당황스럽고 개연성 없는 전개를 보니 영화 ‘킹스맨’이 떠올랐던 것이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감상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자연스럽게 이런 전개를 받아들일 수도 있고, 혹은 타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와는 맞지 않았을 뿐. 하지만 작품 자체는 가독성이 정말 좋아 페이지를 빠르게 넘길 수 있었다. (그런 부분마저 ‘킹스맨’과 비슷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달마와 루이스’ 혹은 ‘킹스맨’을 재밌게 보았던 사람들에게는 이 작품 <하들리와 그레이스>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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