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을 수상한 최은미부터 강화길, 김인숙, 김혜진, 배수아, 최진영, 황정은 까지, 올해 김승옥문학상 수상 작가 명단은 유달리 빵빵(?)한 듯합니다. 이 이름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데,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어찌 안 읽을 수 있겠습니까.
일곱 편의 수상작 중 가장 좋았던 단 하나의 작품을 하나 꼽으라면, 저는 김혜진 작가님의 「빈티지 엽서」라 답하겠습니다. 소재나 내용 자체는 평범했습니다. 빈티지 엽서를 두고 중년 남녀 사이에 오가는 교류, 라고 할까요. 조금의 설렘과 긴장 그리고 죄책감이 함께 느껴지는 두 사람의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는 김혜진의 문체가 소설 속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점 하나만으로 제가 이 작품을 가장 좋았다고 하기엔 약간 무리가 있을 겁니다. 제가 이 소설을 최애작(?)으로 뽑고 싶었던 것은, 읽는 순간 헉 하고 숨을 들이키게 만드는 한 문장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김혜진이라는 작가의 저력을 여실히 느꼈는데요,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