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사회가 너무 팍팍해졌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공감이 줄어들고 개인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게 편하면서도 씁쓸하다.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너무 많은 정보들의 범람과 너무 빠른 세상의 변화가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특히 쇼츠나 릴스, 거기서 나오는 여러 사건들의 요약을 보며 슬픔을 느끼다가도, 우리의 손짓 한 번에 바로 다음 영상이 재생되며 그런 아픔이 곧바로 사라지지 않던가. 어쩌면 『말뚝들』은 이러한 현 세태에 맞설 수 있도록 공감과 연대를 주창하는 소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사회적 죽음’을 단순한 죽음으로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도록 나아가게 하는 것은 ‘사회적 슬픔’일테니 말이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되었던 한 소방관님이 우울증을 앓다 결국 작고(作故)하셨다는 뉴스가 떠오른다. 부디,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길, 정말 간곡히 바라며, 더이상 또다른 죽음이 나오지 않기를, 이 또한 너무도 간절히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