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왜 읽는가, 문학을 왜 읽어야 하는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들을 아마 한 번쯤은 필히 들어봤을 것이다. 이 질문들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집요하리만치 따라다닌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언제나 생각해봐야하는 주제임이 틀림없다. 문학이 우리내 삶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문학의 효용은 과연 무엇에 있는가.
내가 생각한 답이 정답이라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적지 않은 문학을 읽어오면서 느낀 바로는 이렇다. 문학 작품을 읽을 때면 그 작품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 제삼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내 모습에서 반성과 교훈을 얻기도 하고, 또 ‘나만 그런 건 아니었구나’하는 위안과 감동을 받기도 한다는 것. 무심코 취한 어떤 행동에 누군가가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다는 걸, 혹은 반대로 내가 이래서 그동안 상처를 받아왔다는 것을 깨달을 때, 그때 나는 비로소 한단계 나아진 삶의 태도를 갖추게 되는 듯하다.
이번 이승우 소설가의 산문집 『고요한 읽기』를 읽으면서 문학에 대한 그의 사유와 철학에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고개만 끄덕였다 뿐인가,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배움과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소설에 대한 소설가의 사유를,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도무지 공감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더랬다. 자신이 문학으로부터 얻은 인생의 통찰, 삶의 교훈,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 등은 내 마음에 와닿아 큰 감동과 울림을 선사하였다. 지금까지 나는 에세이나 수필 장르의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그렇지 않다. 깊이 있고 큰 울림을 주는 수필이라면 두 팔 벌려 대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