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책은 그런 ‘투병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가 환자로서 직접 겪었던, 아니 겪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나라 사회 보장 제도의 허점들을 낱낱이 고발한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만큼이나 의료 보험 제도가 잘 짜여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한국의 의료 보험은 꽤 체계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와 달랐다. 특히 ‘간병’ 등과 같은 일상적 돌봄에 대한 제도는 거의 공백에 가깝고, 제도적 지원을 받고자 하더라도 본인이 절대적 빈곤에 처해있음을 증명해야만 한다고 했다. 그 외에도 한국 사회의 돌봄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이 책은 끊임없이 설파했고, 이에 나는 아픈 마음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