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1기
정세랑 작가의 『피프티 피플』에 대한 좋은 평들을 정말 많이 봐왔지만, 나는 그닥 즐기지 못했다. 단편보다 장편을 선호하는 나의 취향 탓이었다. 50명이 등장하는 대형 옴니버스 연작 소설이라니, 내게는 자꾸만 몰입하려다 끊기는 듯한 느낌이 여간 취향과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태고의 시간들』은 더하다. 자그마치 84개?!
‘태고’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84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같은 자리에 모여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완성시키는 소설이다. 가상의 공간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천사나 신화 등의 환상 문학적 요소를 더해 신비감을 조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1,2차 대전 시기를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하여 역사적 사실감까지 놓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