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질 이야기 ㅣ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1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영아 옮김 / 빛소굴 / 2024년 10월
평점 :
#빛소굴세계문학전집서포터즈
너무나 좋은 기회로 ‘빛소굴’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 서포터즈가 되어 이 책을 받아들게 되었다. 일단 받아들자마자 ‘느좋’ 표지가 나를 사로잡았는데, 읽으면서도 더욱 좋은 느낌을 받았더랬다.
<바질 이야기>는 전에 읽은 피츠제럴드의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와 비슷한 점이 많게 느껴졌다. 이를테면, 미국 감성이 매우 뿜뿜(?)하다는 것, 그리고 주인공이 중산층 및 상류층 사회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출세욕이 선명하다는 것, 또한 그 인물이 이루어지지 못할 로맨스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 등등…
그러나 작품을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그 서사가 그리고 있는 방향은 전혀 달랐다. <위대한 개츠비>의 경우 거짓으로 부를 쌓은 개츠비가 속물 여성 데이지를 만나 완전히 몰락해버리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 <바질 이야기> 속 바질은 개츠비와는 사뭇 다르다. 거듭되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 나름의 교훈을 얻고 조금씩 ‘성장’해나간다는 점에서 <위대한 개츠비>와는 다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달까?
해설을 읽어보니 그 답을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 <바질 이야기>는 저자의 자전적인 요소가 특히나 많이 담긴 소설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작가의 분신과도 다름없는 주인공 ‘바질’이 실패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작가로서 보기가 힘들지 않았을까. 만약 현실에서 좌절만 겪었다면 소설 속에서나마 성장하고 밝은 미래를 향하는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자기 자신을 위안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위대한 개츠비>를 재밌게 읽은 사람이라면, 혹은 그 작품 속 주인공의 몰락이 보기 불편했던 사람이라면, 나는 이번에 읽은 <바질 이야기>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연작 단편집이기 때문에 장편과는 또다른 피츠제럴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또 <위대한 개츠비>에서 느꼈던 아쉬운 점들을 <바질 이야기>로 상쇄하는 감각 또한 분명히 느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