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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7월
평점 :
품절
#도서협찬
개인적으로 정말 오랜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 추리소설로 독서의 세계에 입문했던지라 한때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만 골라서 탐독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독서 지평이 나름 넓어져서 그런지 추리소설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도 하고, 아무래도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은 다 읽어봤던지라 계속해서 더 찾아 읽을수록 이제는 실망만 할 것 같아 더이상은 굳이 찾아서 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출판사에서 협찬 제의를 보내주셔서 오랜만에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이번 신간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를 받아들었다. 사실 이번 작품에 대해서는 작품 외적인 영향으로 기대를 조금 품고 있긴 하였다. 이번 소설은 그 유명한 ‘가가 형사’가 등장하는 시리즈의 신작인데, 이 시리즈는 항상 현대문학 출판사에서 판권을 계약하여 출판되었던 반면 이번 작품은 교보문고에서 운영하는 ‘북다’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뉴스를 찾아보니 이번 신작에 대한 선인세 계약금을 높게 지불했다고 한다. 그러니 아무래도 북다 출판사에서 이번 작품의 출간에 대한 욕심을 조금 부렸다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읽은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의 인상을 말하자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아무리 그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가독성’ 하나 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번 작품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다섯 가족이 모인 어느 별장 파티에서 무차별 살인이 벌어지고 뒤이어 범인이 체포된다. 그러나 그 피해자 가족들과 범인의 연관성을 도무지 찾지 못해 남은 유족들이 모여 검증회를 연다. 그 자리에 가가 형사가 참석하며 숨겨진 진실이 하나둘씩 차츰 밝혀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필력이 벌여놓은 ‘몰입’이라는 쾌감에 기필코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단 한가지, 인물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 계속 몰입을 방해했다. 앞서 말한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다섯 가족 + @ 정도 된다. 단순히 명수로만 따져도 열다섯이 넘는… 그야말로 어질어질하다. 게다가 일본 문화의 특성상 아내가 남편의 성을 따라가다보니 이름만 부를 때 혹은 성만 부를 때가 각각 있어서 초반에 가계도를 정리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