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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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소설을 읽을 때를 한번 떠올려보라. 어떤 느낌이 드는가. 사건의 발생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 흥미진진한 속도로 빠르게 넘어가는 책장에 후반을 들어서며 맞이하는 반전의 결말까지. 이렇게 무더운 여름날 휴가 동안에 서늘한 쾌감을 선사하는 추리소설 한 권 읽는 게 딱 제격이지 않은가? 그러나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은 앞서 말한 보통의 추리소설과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1137년이라는 아주 먼 예전 중세 시대의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종교적 가치의 충돌로 인해 빚어진 사건을 다룬다.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본인들이 모셔야 한다는 ‘수도원’ 측과, 원래 그 유골을 보존하고 있던 ‘귀더린 주민들’ 측의 반대 의견이 거세게 대립하는 것이다. 그러던 중 반대파를 대표하던 영주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수도원을 대표하여 파견을 온 주인공 ‘캐드펠’ 수사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스무 권이 넘는 시리즈 중 첫 번째 소설인 탓이어서 그런 걸까. 전체적으로는 분명 재밌는 소설로 볼 여지가 충분하지만, 초반이 상당히 지루했다. 인물 소개가 정말 많았고 그 인물들의 관계성을 설명하면서 공간적 배경의 묘사까지 하려니 아무래도 많은 분량을 초반에 할애할 수밖에 없었던 걸까. 앞서 말한 줄거리 설명 중 살인 사건이 벌어진 것은 책이 1/3 분량이 넘어서까지 되어서야 일어나는 부분이다. 때문에 이런 점은 극초반에 사건을 등장시켜 독자의 몰입도를 강하게 끌어올린 뒤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사건이 벌어지고 본격적인 추리가 진행되면서부터는 정말 흥미진진하게 소설을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아마 이 시리즈는 권수를 더해갈수록 그 재미도 배가 되지 않을까 싶어 다음 권에 큰 기대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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