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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랑이 되려고
조우리 지음 / 읻다 / 2024년 7월
평점 :
소설의 배경은 충청북도 ‘동천’이라는 곳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동천호수 영화제’를 주최하는 제작진들인데, 이들은 올해 영화제 지원금 전액을 삭감한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다. 애초에 비영리적 목적으로 운영되던 영화제였기에 지원금으로 굴러가던 행사였으므로, 지원금 삭감은 곧 행사 취소나 다름없었다. 주인공 ‘지수’는 어찌되었든 영화제를 개최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하나 낸다. 바로 동천에서 (그나마) 유명한 호수 동천호의 마스코트 ‘도리’를 ‘전국마스코트 자랑대회’에 참가시키는 것이었다.
이전의 조우리 작가 작품들은 조금 부담스러운 경향이 있었다. 퀴어 혹은 페미니즘 등 다루고자 하는 담론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느낌을 받는 작가 중 한 명이었기에 은근히 조우리 작가의 작품을 피해왔었다. 그러던 차 ‘넘나리 3기’로서 이 책을 받아들어 읽기 시작하였고, 기존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페미니즘 색채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강한 어투로 자극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별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아쉬움이 없었다고는 못하겠다. 전개가 느리다고나 할까…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전국마스코트 자랑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절반의 분량이 지나도록 나오지를 않았기에 조금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미로운 느낌의 따스한 분위기를 품고 있는 작품이어서 결국은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