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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윤회양분세계
조현아 지음 / 읻다 / 2024년 6월
평점 :
#넘나리3기
당황스러울 정도로 난해한 제목의 작품이다. ‘확장윤회양분세계’라니…? 이게 대체 무슨 말이지?? 하며 말이다. 그리고 이 소설이 담고 있는 내용 또한 상당히 독특했다. 다른 말로 하면 조금 난해하기도 했다. 줄거리는 이렇다. 불교 재단 ‘연산윤회연구소’에서 ‘sam4’라는 가상세계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연구를 진행한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한국대 대학원에 유지 및 보수를 맡기는데, 그 과정 중 석사과정생들이 제멋대로 손을 대며 크나큰 오류가 발생해버린다. sam4 속 세계는 해가 뜨지 않는 세계가 되어버리고,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사라지며 죽음의 개념 또한 없어져버린, 그야마로 아비규환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이다.
‘연작소설’로 이 소설집이 규정되어있는 만큼 수록된 여섯개의 소설 중 첫 소설은 이 세계관에 대한 전반적인 프롤로그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그 후에는 sam4 속 인간들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죽음이 사라진다면, 암에 걸려도 교통사고를 당해도 죽지 못하여 그 고통을 지속적으로 느껴야만 하는 세계는 어떨까. 햇볕을 볼 수 없어 낮과 밤의 구분이 사라져 온갖 수면패턴과 생활패턴이 뒤섞이고 망가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 소설은 그 독특하고 참신한 소재를 잘 살리는 전개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세계관, 그리고 그 안에서 버티고 살아남는 인간들의 익숙한 본성의 조화가 흥미로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