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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피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4년 7월
평점 :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이지만, 어째서인지 나랑은 도무지 맞지가 않는다. 장편도 그랬지만 단편을 읽으니 더더욱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일단 가장 먼저, 무라카미 하루키에서 다루고 있는 공통적인 소재들이 모두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현실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소설에서 벌어진다는 것이다. 판타지 내지는 환상문학을 안 좋아하는 취향인 만큼 하루키의 소설 역시 나의 미천한 감수성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리고 둘째, 열린 결말을 싫어한다. 해피엔딩이 되었든 새드 엔딩이 되었든 나는 아주 꽉 닫힌 결말을 선호하는데, 특히 단편의 특성상 열린 결말이 많을 수밖에 없어 이번 작품집 역시 나에겐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단순히 난이도가 어렵다기 보다는, 작품 안에 내재하는 이야기들의 빈틈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는 말이 조금 더 적합한 표현인 듯싶다. 하루키 소설의 특성상 장편보다 단편에서 그 해석의 여지가 훨씬 넓게 열린 듯한데, 그래서 더더욱 나의 취향에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이 소설집의 리뷰가 안좋다고 하여 ‘혹평’을 남기는 것은 절대 아니거니와, 이런 글을 남긴다고 해서 이 소설집의 명성에 단 하나도 누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만큼 하루키 저자만의 색채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그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취향에 맞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않은가, 내가 딱 그런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