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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은빛 눈
이요하라 신 지음, 김다미 옮김 / 비채 / 2024년 6월
평점 :
#비채서포터즈2기
지금까지 비채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읽은 책들 중 가장 좋았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물론 취향적인 부분이 아주 많이 반영되긴 하였으나, 그럼에도 이 작품을 두고 싫은 소리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된다.
과학을 연구하는 저자가 쓴 소설이라는 소개글을 보고 당연하고 막연하게 SF 장르일 거라고 예단했다. 하지만 그저 다루고 있는 소재가 과학적인 느낌이 있을 뿐,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상황들은 이보다 더 현실적일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피곤하고 지치는 현실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위로를 건네는 느낌이 작위적이지 않아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지는 이 감각, 너무 좋다.
책에는 총 다섯 개의 단편이 수록되어있고,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주제 한 줄기가 있다.
📖 ‘과학자가 보고 있는 풍경을, 세계의 모습을, 인생의 막다른 길목에 다다른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우연히 들여다보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294p)
옮긴이의 말에 있는 문장인데, 이보다 더 이 책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이 없을 것 같아 이곳에 옮겨 적는다. 앞서 말했듯 요즘 서점가에 유행하는 뻔하고 흔한 힐링 소설들과는 전혀 다르다. 실제 저자가 지구과학을 연구하는 분이다보니 그 과학자만의 시선에서 비롯되는 위로가 참으로 진정성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단편의 특성상 줄거리를 옮겨 적다가 결말까지 발설할 것 같아 꾹 참고 그저 ‘한번만 읽어봐라’고 말할 뿐이다. 너무 좋았고, 같이 출간된 저자의 다른 작품 또한 언젠가 구매하여 꼭 읽고자 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