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성과는 거리가 있는 이 소설이 누군가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문장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읽다 보면, 그 담담한 문체로부터 비롯되는 여운과 감동에 잠길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소설보다는 시를 읽을 때 느끼곤 하는 감각인데, 이 작품에서 그러한 감상을 느끼니 색다르고 신선한 재미를 받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중에 널리고 널린 가볍고 자극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 가끔은 담담하고 깊이 있는 여운에 빠져드는 것도 좋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