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 워프 시리즈 2
알렉산더 케이 지음, 박중서 옮김 / 허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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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의 지구는 전쟁으로 인해 첨단 무기를 남용하여 자전축이 뒤틀리게 되며 육지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겨버렸다. ‘브라이악 로아’는 이를 예견하여 일부 사람들을 고지대의 ‘하이하버’라는 지역으로 대피하도록 하지만 본인은 해일에 휩쓸려 실종된다. 다만 소설의 주인공은 ‘브라이악 로아’가 아닌 우리가 흔히 아는 ‘코난’이다. ‘코난’은 홀로 작은 섬에 표류하여 몇년 동안 혼자서 살아가지만 신체제의 조사단에게 발견되어 ‘인더스트리아’라는 수도로 구조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코난은 브라이악을 만나게 된다.



브라이악 로아는 그곳에서 또다시 대규모의 지진과 해일을 예견하여 사람들을 대피시키려 하지만 신체제의 고위층은 이를 무시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신체제 고위층은 지구의 대격변을 예언한 브라이악 로아의 천재성을 뒤늦게나마 인정하여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찾으려 노력했건만, 막상 브라이악은 신체제 속 ‘패치’라는 노파로 변장하여 숨어지냈던 것이다. 별볼일 없던 한낱 노파 따위가 느닷없이 자기 자신을 ‘브라이악 로아’라 칭하며 말을 지껄이니 이들은 자존심 차원에서라도 그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코난과 브라이악 로아는 그곳에서 그들의 감시를 피해 몰래 하이하버로 탈출하고자 한다. 



소설은 이 ‘코난’을 주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와 더불어 ‘하이하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한 줄기 더 있어 총 두 줄기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진행된다. 애니매이션 ‘미래소년 코난’을 보진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영(0)의 상태에서 작품을 즐길 수 있었고, 그런 내 감상은 정말 재밌게 읽었다는 것이다. 근미래의 디스토피아 세계관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감 있었고, 또 그 안에서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를테면 인간의 추악한 본성에 충실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반대로 타고난 지성으로 타인을 최대한 도우려 하는 인물도 있다.



지금까지의 나는 SF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이 소설을 읽은 뒤에는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다. 어쩌면 난 지금까지 ‘재미있는 SF’를 읽어보지 못했던 것이라고… 뭐 <천 개의 파랑>처럼 재밌게 읽은 작품도 있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SF의 색채가 그다지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SF 색채가 조금은 더 강하게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밌게 읽었다. 읽는 동안 ‘오…’, ‘와…’하며 감탄했던 기억도 나는데, 그런 감탄을 유발하는 포인트는 ‘이야기의 전개’와 더불어 ‘디스토피아를 맞이한 인간 본성의 묘사’가 아주 흥미로웠다는 점이다. 애니매이션 ‘미래 소년 코난’은 각색이 상당히 많이 되어 이 작품과는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를 띈다고는 하지만, 애니매이션을 재밌게 읽은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모두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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