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저주토끼]

‘저주토끼’라는 물건을 활용한 복수극을 담은 단편이다. 통쾌하고도 처절하다. 복수의 대상은 대기업 오너 일가이다. 대기업의 횡포로 인해 한 일가족이 처참히 무너지게 되었다. 현실에서도 뉴스 등의 매체에서 흔하게 접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대기업을 일가족이 상대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에 ‘저주’라는 환상문학적인 소재를 활용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소설 속 대기업 일가족은 가파른 하강 곡선을 타고 무너져 내렸으며, 그 과정을 보는 것이 앞서 말했듯 시원하면서도 씁쓸했다. 현실에선 일어나기 힘든 일이란 걸 알기 때문에. 그래서 ‘저주’라는 초현실적 소재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드러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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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프랑켄슈타인>의 아류작…?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 여성은 어느날 갑자기 변기에서 ‘머리’ 같은 어떤 덩어리를 보게 된다. 그 머리는 주인공의 대변과 머리카락 등의 물질로 태어나게 되었다며, 자신의 몸을 완성시켜주면 일말의 미련없이 떠나겠노라 말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용변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는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변비와 방광염에 걸리는 것은 기본, 일상생활 중에도 불쑥불쑥 머리는 고개를 변기 밖으로 내밀어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의도의 개입 여부에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새로운 피조물을 만들었다는 점과 그를 창조주가 외면한다는 점이 <프랑켄슈타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프랑켄슈타인>은 먹먹하고 묵직한 슬픈 여운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았다. 스포일러가 될까 싶어 결말을 이 글에 적지는 못하겠으나, 그저 불쾌함의 극치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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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사랑]

인공지능 로봇이인공 반려자 역할로서 상용화된 현실을 배경으로 SF 작품이다. 인공 반려자들은 아무래도 로봇이다 보니 년간의 정해진 수명이 있었고 이로 인해 정기적으로 교체를 해주어야 했다. 주인공은 그런 인공 반려자의 개발자로서 꾸준히 새로운 로봇을 안에 들이고는 하지만, 가장 처음에 들인 ‘1 버리지 못한 계속 보관 중이었다. 여기까지의 전개만 보고 나는 혹시 작품집 유일하게 따뜻하고 슬픈 이야기는 아닐까 싶은 기대가 들었다. 전부터 SF 장르가 흥행(?)하다보니인간과 AI로봇이 실제로 사랑에 빠질 있을까?’같은 호기심이 들기도 했고, 그런 내용으로 전개된는 소설이 아닐까 싶은 것이었다. 호호전혀 아니었다. 읽은 뒤에는 속으로결말 왜이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스포일러를 하지 않기 위해 결말 내용은 적지 않겠다. 그러나 해피엔딩 애호가로서 취향과 아주 반대되는 결말이라는 것만 언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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