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살인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0
최제훈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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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살인마>는 첫 세 장부터 네 명의 피해자가 연달아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번째 피해자가 말단 조폭, 두번째 피해자가 아이돌 사생팬, 세번째 피해자가 광신도 노파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들의 연관성이 언론에서 주목되지 않았다는 점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살해당할 만한 동기가 있었으므로… 하지만 네번째 사건이 결국 터지면서 전국이 발칵 뒤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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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두 사건에서는 주목되지 않았던 점이 세번째, 네번째 사건에 들어서서 조명을 받은 것인데, 그것은 바로 사건의 순서만큼 피해자의 손가락이 잘려있었다는 점이다. 실시간 검색어에는 손가락을 끊는다는 의미의 '단지()' 살인마 라는 별칭이 1위를 굳건히 지키며 모든 경찰 수사가 총동원되고 온갖 전문가들이 나서서 사건 피해자들의 연관성을 추측하지만 딱히 알맞는 가설은 도출되지 않는다. 이때, 방구석에서 홀로 틀어박힌 채 일할 수 있는 전업 투자자인 주인공 ‘영민’은 살인범의 논리를 파악해내는데 성공한다. 그것은 바로 성경에 나오는 ‘십계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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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민’은 본인이 알아낸 이 사실을 역으로,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원수에게 복수하는 방법으로 활용한다. 즉, 모방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완전 범죄를 저지르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 그는 몰디브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본인의 삶을 다시금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그때, 영민의 기분을 완전히 박살내는 문자가 한통 오게 된다.

🗣 ‘단지 살인마, 전화 요망, 010-XXXX-XXXX’ (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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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주인공이 연쇄 살인의 논리를 알아냈을 방구석 탐정이 활약하는 추리소설인가 싶었다. 전혀 아니었다. 여지껏 추리소설을 적지 않게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모방범 시점으로 전개되는 소설은 <단지 살인마>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정도로 상당히 신선했고, 또한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추리소설 특성상 마음 한켠을 깊이 울리는 감동이나 교훈 같은 것은 없다만, 그래도 한번쯤은 읽어보기에 괜찮은 (아니, 아주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도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결말 또한 이런 식으로 끝날 줄은 몰랐다. 호불호가 갈릴까? 모르겠다. 그래도 읽었을 읽을만하다 감상은 남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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