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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 - 제12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청소년 57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평점 :
카카오톡 위시리스트에 책을 많이 담아두어서 그런지 생일이 되었을 때 책선물을 정말 많이 받았다. (사실 위시리스트는 사고 싶은 책이 생길 때마다 장바구니처럼 넣어둔 거여서, 위시리스트에 쌓여 있던 책들을 보며 놀랐다는 친구의 말에 나도 놀랐었다.) 그 중에는 다수의 청소년 소설이 있었는데, 사실 최근들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따뜻한 소설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에 적합한 책이 딱 청소년 문학이라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이 작품을 읽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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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의 주인공 ‘유리’에게는 ‘입양아’라는 아픔이 있다. 화목한 가정에 입양되었다면 그나마 괜찮았을까, 엄마밖에 없는 한부모 가정에 입양되었고 심지어는 그녀에게까지 다시 버림받으며 할아버지 밑에서 홀로 자라게 되었다. 때문에 유리는 대학생이 될 때까지 2년만 버텨서, 대학생이 되는 순간 이 집을 떠나겠다는 다짐을 계속해서 되뇌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유리에게 ‘연우’라는 아이의 존재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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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에는 유리와 연우 말고도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저마다의 아프고 슬픈 사연들이 작품 속에서 등장한다. 물론 250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어서 그런지, 모든 인물의 서사가 촘촘하게 다뤄지지는 않았고 그 점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긴 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인물들의 사연에 감정을 이입하고 그들의 상황에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님의 필력 덕에, 하루 만에 이 작품을 다 읽을 수 있었고 더불어 꽤 오랜 시간동안 <훌훌>의 여운에 젖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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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은 성장 문학의 매력을 정말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본인의 마음 속에 품고 있을 무거운 짐, 막막한 벽을 뚫을 수 있는 것은 본인 밖에 없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주변 인물들의 도움 또한 아주 절실하다. 마냥 혼자만이 뚫을 수 없는 그 장벽을 무너트릴 방법,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차츰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전개되기에 독자들은 이야기에 몰입함과 동시에 인물들을 아주 기쁘고 뭉클한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전에 읽은 <인형의 집>에서 못 채워준 부분을 <훌훌>에서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다. 다 읽은 뒤에 행복한 여운에 취하는 것, 이 때문에 내가 독서를 끊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