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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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우리 엄마에게 이케이도 준의 <하늘을 나는 타이어>를 추천해드렸는데, 상당히 재밌게 읽으셨다. 후에 만난 엄마 친구분께 이 책을 추천하기까지 하셨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 또한 <하늘을 나는 타이어>를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났고, 그래서인지 이케이도 준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어졌다. 작가의 대표작인 <한자와 나오키>를 읽을까 했는데 총 4(+1)권의 분량이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결국 <샤일록의 아이들>로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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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나오는 ‘샤일록’은 셰익스피어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서 나오는 고리대금업자의 이름으로, 이 작품은 성공을 갈망하여 치열한 삶을 사는 은행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기에 작가는 소설 속 인물들을 지칭하는 말로 ‘샤일록의 아이들’을 제목으로 삼은 듯하다. 총 열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마다 다른 인물 한 명이 주인공으로 내세워져 개인사를 풀어가는 옴니버스 구조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옴니버스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한다. 그것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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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에서 이 책이 ‘추리소설’로 분류되는 만큼, <샤일록의 아이들>에는 하나의 큰 사건이 존재한다. 현금 100만 엔의 도난 사건과 그를 좇던 어느 은행원의 실종이 바로 그것이다. 사건 자체도 긴박하게 전개되고 각 인물들의 서사도 흥미롭기에 이 책을 두고 안좋은 평을 하긴 힘들 것이다. 다만 <하늘을 나는 타이어>처럼 하나의 장편소설처럼 전개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을 텐데, 애석하게도 이 작품은 ‘연작 단편집’ 형식으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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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식에도 분명한 장점은 있다. 이를테면 각 인물의 서사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에 인물들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내게는 이런 구조가 극의 몰입을 방해하게 만들었다고 느껴졌다. 소설의 중후반부에 들어서는 큰 사건을 중점적으로 전개하여 긴박감을 한층 더 끌어올려야 할 텐데, 챕터가 넘어가면서 또다시 새로운 인물의 서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되니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 점이 내게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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