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걷으면 빛
성해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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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책 리뷰를 꾸준히 올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같은 책에 대한 감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평소에 궁금했던 책들에 대한 사전정보를 조금은 얻어갈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이 책도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적지 않은 호평을 접하였기에 호기심이 많이 동하였고, 때마침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받아서 ‘옳다구나’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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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아홉 편의 소설이 실려있고 그 중 두 편 이상이 중편 분량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분량이 꽤 되었다. 읽기 시작할 때 살짝 부담감을 안고 시작하였으나, 가독성은 대체로 좋은 편이어서 독서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다만 한줄평에서도 말했듯이, 아홉 편의 작품을 읽으면서 내 취향을 저격한 듯 너무 좋았던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읽는 내내 불쾌한 감정을 지우기 힘들었던 작품도 있어서 독서 중의 감정 편차가 극과 극을 오가는 경험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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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였던 작품들의 원인 내지는 공통점을 먼저 짚어보자면, 예전에 올린 김금희 작가님 작품들의 짧은 리뷰들과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불편한 인간 군상들의 난립(?)’ 이랄까. 작품을 읽는 내내 해당 인물에 대한 불쾌한 감정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다보니 작품 전체에 대한 인상도 부정적으로 변하는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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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품 중 <김일성이 죽던 해>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이 소설에선 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소설의 초입부에 그녀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가 너무 답답하다. 보통의 친딸을 대하는 태도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무뚝뚝하다’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 (물론 후반부는 달라지지만… 어쨌든 초반엔 많이 불편했다.) 또 다른 작품 <OK, Boomer>의 아들과 그의 친구들도 , 작품을 읽다 보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편한 한숨이 푹푹 내쉬어지는 새끼ㄷ… 아 아니 인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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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오즈>라는 작품은 정말 좋았다. 읽는 동안 두 여성이 겪었을 마음의 짐과 아픔이 어떤 무게였을지, 쉬이 상상해볼 수 없을 정도로 버거웠을 그 무게감이 너무도 아프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위의 작품과는 다르게 <오즈>에서는 두 인물을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며 완독 후엔 뭉클한 여운에 젖어있는데, 역시 내 취향은 참 소나무처럼 한결같구나 싶었다. 좋았던 작품이 <오즈>만 있는 건 아니지만, 여운이 가장 강하게 남은 작품이 <오즈>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 대한 감상만을 짧게 남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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