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브 연락 없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0
에두아르도 멘도사 지음, 정창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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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브 연락 없다>는 유튜브 채널 민음사TV의 영상으로 이른바 역주행(?)을 한 세계문학전집으로, 그렇게들 재밌다고 입소문이 파다한 책이었던 것 같다. 책에 진심인 사람이 그런 소문을 그저 듣기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싶은 마음으로 소비를 합리화하여 이 책을 구매하였다. (더불어 패밀리데이 행사로 40% 가까이 할인받은 금액으로 구매했으니 더더욱 합리적인 소비였다는 합리화를 덧붙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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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 책은 ‘어느 외계인의 우당탕탕 좌충우돌 지구 적응기’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우당탕탕’하는 과정에서 소소한 유머가 드러나는 게 매력인 작품이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었던가, 솔직히 이 책은 내게 그렇게 큰 웃음을 주지는 못했다. 읽으면서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웃고 재미를 느꼈는지는 알 것 같았으나, 그럼에도 나의 웃음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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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자면 이렇다. 지구 내에서의 자금을 얻기 위해 은행을 찾아가 통장을 만들고 거기에 동전 하나 만큼의 돈을 입금하여 직원이 금액을 입력하려는 순간에 숫자 뒷부분에 ‘0’을 14개 덧붙이는 장면이나, 이웃집 여자를 좋아하게 되어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2분 간격으로 몇 번을 그녀의 집에 계속 찾아가는 등의 어설픈 방법이 나오는 장면 등등… 근데 뭐랄까, 그 ‘웃음’이라는 게 겉으로도 나오지 않고 속으로만 ‘피식’하고 마는 정도의 수준 뿐이어서 내게는 이 책이 그렇게 재밌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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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아주 재밌다고들 하던데 왜 나는 아니었을지를 생각해보면, 많은 이유 중 하나로 ‘스페인에 대한 무지함’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스페인만의 문화들이 곳곳에 아주 많이 등장하는데, 스페인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큰 재미를 느꼈을 수도 있었겠으나, 나는 스페인에 가본 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책의 매력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조금 아쉬웠던 감상을 남긴 <구르브 연락 없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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