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앤더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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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 서수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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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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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진 작가님은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2022)에서 처음 접했다. 호주를 배경으로 한 두 남녀의 처연한 사랑 이야기가 꽤 인상깊었던 기억이 나서 이번 장편소설 <올리앤더>를 읽기 전 약간의 기대감을 가졌다. <올리앤더>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호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었다. 알고 보니 작가님이 현재 호주 시드니에 거주 중이시라고 한다. (찾아보니 다른 작품들도 거의 호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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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앞서 말했듯이 전에 읽은 단편이 ‘사랑’을 다루고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한국에서 재혼한 엄마에게 ‘팽’당하듯(?) 호주로 유학을 가게 된 대치동 인재의 전형 ‘해솔’과 오래전부터 호주로 이민을 와서 정착하여 지냈고 의대 진학을 꿈꾸는 호주 전교 1등 ‘클로이’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다. 클로이의 집에 해솔이 홈스테이로 오게 되며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읽으면서 ‘호주를 배경으로 하는 SKY캐슬’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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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교육'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 전공이 ‘교육학’이기도 해서 그런지 드라마 ‘SKY 캐슬’을 볼 때 단순히 재미를 느끼는 것만을 넘어서 조금은 뼈아픈 공감이 되기도 했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의 민낯을 낱낱이 고발하는 소재가 아주 흥미로우면서도 마음을 무겁게 했기 때문이다. <올리앤더>를 읽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다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드라마 ‘SKY 캐슬’은 거시적인 차원의, 대한민국 교육 제도의 부조리함을 다루고 있다면, <올리앤더>는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나라 학생들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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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자면, 이 작품에서 ‘해솔’은 다른 과목의 점수를 높게 받는 반면에 창의성을 요하는 ‘에세이 작문’의 점수는 낮게 받는다. 이로 인해 ‘해솔’은 과외 선생님께 특강을 받게 되는데, 과외 선생이 짚어주는 부분을 해솔은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 “이거로 호주 역사를 이야기하면 어떨까요? 호주에 영국인들이 처음 배를 타고 온 순간을 그리면서…(중략)” 노아가 해솔의 말을 끊었다. “창작은 말 그대로 창작이야. 네 이야기를 쓰는 게 좋아.” (중략) “꼭 자기 이야기만 되는 거예요?” 해솔은 창의적인 글쓰기를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닐까 두려워졌다. (123-124p)

지금까지 철저한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해솔’은 입력된 지식을 출력하는 것에만 익숙해져있지, 속에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는 것에는 너무도 서투른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수행평가를 할 때 다른 것보다 나만의 이야기를 적어야 하는 과제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서, 고전하는 ‘해솔’의 모습에 크게 공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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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솔’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한국의 교육 현실이 독립변수로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흔히들 ‘주입식 교육’이라고 말하는 게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겠지만, ‘창의력’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한 듯싶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 교육제도가 워낙 공고한 탓에 쉽사리 개혁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읽으면서 많이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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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써놓고 보니 ‘교육’에만 치중되게 쓴 것 같아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이 책을 읽으면서 ‘교육’과 관련된 부분에 가장 크게 마음이 동했던 것 같다. 이 외에 전반적인 느낌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꽤 재밌었다. 서수진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이 정도면 말 다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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