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가위 안전가옥 쇼-트 10
범유진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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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수 가위> - 범유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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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다. 눈물 날 정도로 좋았다. 독서실에서 총무 일을 보면서 이 책을 읽었는데, 하마터면 눈망울에 눈물을 머금은 채로 회원들을 맞이할 뻔했다. <아홉 수 가위>는 민음북클럽 커뮤니티에서 이 책에 대한 찬양의 글을 보고선 홀린 듯이 구매하여 읽은 책인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책을 추천해주셨던 분께 큰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나도 이 책에 대한 찬양의 글을 몇 자 적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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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있다. 각각의 소재나 결말의 여운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공통적인 부분들이 있어 그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그것은 바로, 이 작품집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모두 ‘아픔’을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아픔을 기이한 현상 내지는 초능력적인 힘의 도움으로 결국엔 이겨낸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환상문학’적인 부분이 호불호를 갈리게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환상문학을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 너무도 잘 읽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이 작품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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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던 주인공들의 아픔은 현실에서 뼈저리게 공감할 수 있는 ‘아홉수의 인생 슬럼프’(<아홉 수 가위>)부터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든 ‘범죄로 가까운 이를 잃게 된 아픔’(<어둑시니 이끄는 밤>) 등등 작품마다 천차만별이다. 또한, 그를 이겨내는 방식도 블랙 코미디처럼 유쾌하게 풀어내기도 하고(<1호선에서 빌런을 만났습니다>) 성장소설처럼 주인공의 외적, 내적 성장 과정을 보이는(<아주 작은 날갯짓을 너에게 줄게>)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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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록된 네 작품을 모두 다 읽고 난 뒤에 긍정적인 기분이 들었다는 건 같았다. 물론 그 ‘긍정적인 기분’이라는 것도 통쾌, 위로, 감동 등등 다르게 느끼긴 했으나, 넓은 범주에서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꼈다는 건 네 작품 모두 같다. 어떤 책을 읽다보면 인물들의 처한 상황이나 그에 따른 인물들의 행동들이 너무 답답하여 읽으면서 화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홉 수 가위>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작품 초반엔 인물들이 안타까운 동정의 마음이 들다가도 마지막에 가선 그들을 응원하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독자인 내가 더욱 행복해지는 마음이 든 것이 너무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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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사람 붙잡고선 무작정 ‘이 책 읽어보세요!’ 하고 싶게 만드는 <아홉 수 가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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