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척
레이철 호킨스 지음, 천화영 옮김 / 모모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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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척> - 레이철 호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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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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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미권의 '심리 스릴러' 장르 소설을 읽었다. 최근 들어 외국 문학에서 느껴지곤 하는 특유의 번역투가 잘 읽히지 않았다. (얼마 전에 올렸던 <폭풍의 언덕>도 거의 한달 동안 읽은 것 같다.) 스튜디오 오드리 출판사의 서포터즈 마지막 활동으로 받은 이 책도, 수령한 것은 몇 주 전이지만 계속해서 제쳐두고 다른 책들을 읽다가 마감일이 닥쳐서야 급하게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번역투가 많이 거슬려서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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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만 잘 안 읽힌건가 싶어서 책을 다 읽은 뒤에 다른 인스타 리뷰들을 찾아봤는데, 정말로 하나같이 모두 호평 일색이었다. 미친 가독성, 숨 막히는 전개, <제인 에어>를 떠올리게 하는 서사, 전혀 예상하지 못할 반전의 결말 등등… 그러나 나는 앞서 말했듯이 썩 좋게 읽진 않았다.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리뷰들 눈치 보느라 재밌던 책이었다고 쓴다면 솔직한 감상이 아닐 듯하여 그냥 왜 내가 재밌게 읽지 못하였는지에 대한 변명이나 늘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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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똑똑하고 기지 넘치는 버사는 어느 밤 어머니가 여전히 응접실로 부르길 고집하는 방에서 아버지가 곯아떨어지길 기다렸다가 책상에 몰래 접근했다. (318-3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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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번역투도 번역투지만, 소설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했던 건 과도한 수사여구의 문체였다. 위의 문장만 보더라도 ‘똑똑하고 기지 넘치는’, ‘여전히 응접실로 부르길 고집하는’ 등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수식어들이 억지로 문장에 끼어있는 느낌이라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듯 싶다. 장르 문학에서 ‘가독성’은 거의 생명과도 같은 핵심적인 요소일텐데, 적당한 수식은 필요하겠으나 <기척>은 이러한 부분이 조금은 지나치게 많아서 내게는 가독성이 떨어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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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작품의 초반부터 중후반까지는 이야기의 전개가 더디게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나오면서 몰입도가 순식간에 치솟는다. 다른 리뷰들도 마찬가지로 후반부에서 전개가 빨라졌다는 후기가 많았다. 그래서 작품의 초중반에도 후반처럼 집중이 잘 되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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