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러브, 좀비 (리커버)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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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 조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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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작가님의 작품은 <스노볼 드라이브>로 처음 접했다. 소재나 이야기는 나쁘지 않았으나 결말이 상당히 아쉬웠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구태여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읽지는 않았다. 특히 이번에 읽은 <칵테일, 러브, 좀비>같은 경우에는 인스타 피드로 계속 올라오기도 하고 주변에 재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지만 어떻게든 사지 않으려고 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하지만 ‘민음사 티비’에서 이 책을 주제로 한 영상을 보고선, 결국엔 내가 졌다 하며 ‘내돈내산’하게 되었다. 뭔가 진 것 같아 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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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환상 소설이 뭐야?”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칵테일, 러브, 좀비>에 실린 <초대>라는 단편이 환상 소설 그 자체야.”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정도로 첫번째로 실려있는 작품 <초대>는 ‘환상문학’이라는 장르의 정석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다. 명확한 인과 관계로써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리 없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꿈 속의 한 장면처럼 그려지는 느낌. <초대>가 딱 그랬다. 처음엔 현실적인 남녀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점차 이상한(?) 인물이 등장하며 말도 안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해리포터’도 보지 않았던 나에게 이런 작품은 상당히 기이하고 섬뜩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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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의 사랑]

<초대>와는 정반대로,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작품이었다. 물론 현실감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물귀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지만, ‘첫사랑’이라는 소재에서 비롯되는 아기자기함이랄지, 풋풋함이랄지, 귀여운 모습들은 읽는 독자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마치 ‘웃음’을 참을 수는 있어도 ‘미소’를 참기는 힘든 느낌이다. 이 책에 수록된 4편의 단편 중에서는 가장 좋았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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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표제작인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 작품 역시 그랬다. 가장 좋았던 단편이 <습지의 사랑>이긴 했어도, 가장 인상 깊은 단편을 하나 꼽으라 하면 나는 <칵테일, 러브, 좀비>를 꼽을 것이다. 단편이기 때문에 내용 설명을 조금만 하더라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줄거리를 설명하기가 참으로 조심스럽다. 다만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자식의 입장에 있는 ‘나’보다는 부모의 입장에 있는 우리 엄마가 읽었을 때 더욱 크게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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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왕년에 추리소설 좀 읽은 짬바(?)를 발휘했던 작품이었다.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을 작품의 초중반부에 예상 적중했던 것이다. 확실하지는 않은, ‘혹시…’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결말을 마주했을 때 김샌다는 느낌보다는 맞춰서 기쁜 마음만 들었다. ‘시간여행’ 혹은 ‘타임리프’를 소재로 한 소설들을 너무 많이 봐와서 이제는 질릴 법도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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