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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자의 손길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구원자의 손길> - 치넨 미키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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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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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이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제목도 와닿지 않았고, 책 표지 디자인도 별로였다. 더군다나 민음사 패밀리데이나 서울 국제 도서전 등에서 내돈내산으로 구입한 책이 아직도 쌓여있는데, 끌리지 않는 책을 억지로 읽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도서 서평기한 24일까지 계속 미루고 또 미뤘다. 때문에 마감 기한이 닥치자 결국 책을 억지로 들어 읽기 시작하였는데,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게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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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 그때 당시의 나는 군 복무 중이라 제대로 보진 않았지만 대충 내용은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도 ‘슬기로운 의사생활’ 같은 의학 소재의 작품이다. 다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의사들의 일상을 유쾌한 분위기로 보여주었다면, <구원자의 손길>은 주인공을 필두로 한 굵직한 이야기 하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흉부외과 의사인 주인공 ‘다이라 유스케’는 원하는 파견지로 발령나기 위해선 인턴 세 명 중 두 명 이상을 흉부외과로 ‘입국’시켜야한다는 일종의 미션을 받게된다. 쉽지만은 않은 인턴 지도에 힘들어하던 와중에 주인공의 상사 ‘아카시’ 과장의 부정을 고발하는 괴문서가 병원에 날아들어 또 한바탕 소동이 일게 되어 주인공은 그 문서를 쓴 범인을 찾게 되는 일까지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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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을 먼저 말해보자면, 주인공 ‘다이라 유스케’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작중 초반부 인턴 지도과정에서 인턴들과 삐그덕대는 양상을 보이는데, 보통은 전문의(?)가 인턴을 혼내는 모습일텐데 이 인물은 인턴들에게 거의 휘둘리는 듯하다. 주인공은 인턴에게 무시당하고, 주인공을 향한 인턴의 거침없는 독설에 반박 한마디 못하고 눈치만 보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독자로서 고구마 한개를 한입에 먹고 물 한 모금 못마시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하지만 작가가 현직 의사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작가가 겪은 이야기인가보다’하고 넘어가게 되었다. 어떤 사람의 성격이 우유부단함의 극치를 달린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럼에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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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뒤로 할 만큼의 재미는 충분했다. 사실 이런 ‘킬링타임’용의 소설들은 스토리의 재미가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할 터인데, 그런 측면에서 <구원자의 손길>은 합격점을 주고도 남는다. 적당한 고구마(?)와 사이다(?), 인턴 캐럭터 별 서사와 마지막 반전의 마무리까지, 흡사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사실 주인공 ‘다이라 유스케’도 초반에만 답답하지 중후반부에선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멋져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이 작품을 통해 마음 속의 큰 울림이랄지 깨달음 등을 얻어가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혹시 ‘책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겐 이 작품의 최적의 처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