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변신 - 191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프란츠 카프카 지음, 한영란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변신> - 프란츠 카프카

.

‘프란츠 카프카’라는 작가와 그의 작품은 많이 들어보기만 했지 실제로 읽어본 적은 없었다. 어느 순간 궁금해져서 리뷰들을 찾아봤는데, 호불호가 정말 많이 갈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변신>의 경우에는 ‘잠자 그레고르’라는 주인공이 자고 일어나니 벌레로 바뀌어있다는 설정이 괴상하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하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괴기스러운 줄거리가 매우 흥미로워서 꼭 읽어보고 싶었다.

.

민음북클럽 회원이기도 하고 패밀리데이에서 거의 반값에 책을 구입할 수도 있어서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으로 살까 했지만, 번역이 심각하게 좋지 못하다는 후기들을 접할 수 있었다. (알라딘, 왓챠피디아를 보면 책의 내용보다 번역에 대한 혹평이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출판사의 번역본을 찾아보니 더스토리 출판사의 초판본 시리즈가 눈에 띄었다. 교보문고에 가서 비교해보니 (나한테는) 번역도 괜찮았고 표지 디자인도 이뻐서 더스토리 번역본으로 구매하여 읽기 시작했다.

.

<변신> 뿐만 아니라 다른 단편 작품들이 많이 실려있다. 총 9작품인데 어떤 작품은 분량이 한, 두페이지 정도의 ‘초단편’이기도 해서 전체 분량이 많진 않았다. 수록된 작품 모두에 대한 후기를 남기기엔 인스타에서 허용하는 분량이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가장 인상적인 작품 두 개만 짚어보도록 하겠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작품은 <변신>이다. <변신>은 읽기 전 각오한 것보다는 훨씬 재밌게 읽었다. 물론 난해한 부분들이 분명 있긴 했지만, 주인공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했을 때 주인공과 가족들 및 그의 주변 인물들의 당혹스러운 감정들이 잘 느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레고르’에 대한 가족들의 감정과 태도가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밌었다.

.

고전 문학들을 읽을 때는 작품 자체와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작품 해설’이다. 특히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을 읽을 때에는 작품 해설이 사막 속 오아시스 같은 존재감을 발휘하곤 한다. <변신> 역시 읽을 때에는 느끼지 못한 부분을 작품 해설에서 깨달을 수 있었다. 작품 해설에서는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의 상징성은 현대사회에서도 일어나는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고 하였다. <변신> 속의 ‘그레고르’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지만 벌레로 ‘변신’하게 되면서 경제적 활동을 못하게 되자 가족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한다. 이는 물질적 가치가 인간 존엄성을 초월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부분이 자본주의의 비정한 면모를 작가가 비판하고자 했을 것 같다.

.

어렵다는 후기가 많았던 <변신>을 재밌게 읽고 나니, 어쩌면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들이 나랑 잘 맞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얼마 가지 않아 처참히 부서졌다. 이 책에는 <변신>이 첫번째로 수록되어있고 그 후로 <판결>, <시골의사> 순으로 수록되었는데, <변신> 이후로 읽은 모든 작품들이 내게 ‘극악’의 난이도였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 ‘난해함’이 느껴져서 한 작품을 읽고 나면 다급하게 작품 해설을 찾았다. <판결>의 경우에는 아버지에게 억압받으며 살아왔던 카프카 본인의 모습을 주인공 ‘게오르크’에 투영시켰다고 한다. 읽으면서 난데없는 결말 때문에 혼란스러웠는데, 작품 해설을 읽고 나니 아버지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는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또한 실제로 카프카와 두 번의 파혼을 겪은 ‘펠리체’에게 파혼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쓴 작품이라고도 하는데, 프란츠 카프카가 아버지 때문에 파혼 등을 겪으며 너무 힘든 삶을 살아왔고 작품 속에 그런 모습이 여과없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동정심이 들기도 했다.

.

<변신> 읽은 것은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있지만, 외의 다른 작품들은 너무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의 수준이 부족한 같다는 생각에, 책을 많이 읽고 나의 독서력을 키운 다시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프란츠 카프카의 장편소설 <소송> 알라딘 장바구니에서 삭제하는 걸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