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리뷰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세이카 료겐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 세이카 료겐

.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개인적 감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요리코를 위해>, <소문>, <테라피스트> 그리고 최근에 출간된 <백광>까지, SNS 마케팅을 정말 잘하는 출판사 '스튜디오 오드리'의 서평단에 뽑히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이 작품 역시 그 서평단의 활동으로 받은 도서이다. 사실 책 광고를 볼 때마다 흥미를 유발하는 광고 내용 때문에 책을 사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무료로 책을볼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되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아무튼 이번에 받은 책은 일본에서 '인터넷소설 대상'을 수상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다. 장르도 그렇고 '인터넷소설 대상'이라는 점에서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

줄거리를 대충 요약하면 한 남자가 사신에게 수명을 넘겨주는 대가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은시계'를 얻어 어떤 소녀의 자살을 막으려 노력하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의 웹소설 계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타임리프' 소재 가 나오기 때문에이 작품 역시 뻔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예상대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부분이 있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분명히 있었다. 

.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주인공들의 서사'이다. 남녀 두 주인공은 모두 자살을 결심했던 만큼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내가 가장 마음이 갔던 것은 남자 주인공 '아이바 준'이었다. 그는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양부모에게 입양되었는데, 어린 시절 친부모를 만나고 싶어했던 마음과 그를 알아주지 않는 주변 어른들, 이로 인해 마음의 벽을 쌓고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홀로 고립되어가는 과정을 주인공이 담담하게 읊는 장면이 너무 슬펐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가슴 아릿한 느낌을 받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

그리고 이 작품은 반전도 있었다. 줄거리만 보면 대충 자살을 결심했던 둘이 서로 사랑을 키워 나가는 내용이지 않을까추측할 수 있고, 실제로 이대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후반부의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이어졌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많은 말은 못하지만,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맞닥뜨릴 줄은 몰랐기에 더욱 짜릿했다. 

.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작품의 초중반부 전개는 예상 그대로 흘러가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주인공들 내면 속에 남아있던 상처를 치유해가는 장면들이 이 작품만의 개성을 살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작품을 굳이 '로맨스 판타지'의 장르로 국한하고 싶진 않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내면의 성장과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