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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청소년 39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2월
평점 :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이꽃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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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나가서 교보문고에 들렀을 때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는 소설이었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점, 두께가 얇은 점 그리고 번역투가 없는 한국 소설이라는 점이 좋았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청소년 소설들이 <페인트>, <아몬드>, <보통의 노을> 등 전부 재밌게 읽었던 기억뿐이라서 서점에 갔을 때 청소년 소설들을 몇 권 샀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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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 리뷰들을 몇 개 읽었다. 다 읽고 나서 울컥했다는 감상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엄청 재밌다거나 강력히 추천한다는 글을 보지는 못해서 별 기대않고 읽기 시작했다. 확실히 한국 작가의 글이기도 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이어서 그런지 가독성은 좋았다. 마지막가서는 코 끝이 찡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다 읽고 난 느낌은 별 기대하지 않았던 딱 그정도였다. 쉽게 읽히고 재밌었지만, 엄청 재밌었던 <꿀벌과 천둥>을 읽고 난 직후에 읽어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재밌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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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아예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두 명의 ‘은유’가 시간을 뛰어넘고 편지를 통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 2인칭 시점의 전개는 좋았다. 2016년의 중학교 2학년 은유는 사춘기 특유의 서툰 감정 표현을 보는 것도 재밌었고, 그런 딸을 대하기 어려워하는 서툰 아빠의 모습을 볼 때는 안타까운 감정이 들 정도로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부성애와 모성애를 다르게, 또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품 전체에서 반전이 될 수 있는 결말은 책을 막 읽기 시작한 극초반부터 예상한대로였고, 때문에 다 읽었을 때 살짝 싱겁게 끝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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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부모님이 생각나고 울컥한다는 말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1980년대의 은유의 성장과정을 보는 것도 마음을 울렸고, 2016년의 은유가 굳게 닫고 있던 아빠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괜시리 내가 다 뿌듯했다.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