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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시간의 계단 - 전2권
주영하 지음 / 블라썸 / 2019년 2월
평점 :
<시간의 계단> - 주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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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하지만 책 편식은 조금 심한 편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보통 추리, 미스터리 장르의 소설들만 읽었다. 그러다가 대학에 진학하면서 조금 더 다양한 장르의 소설로 범위를 확장했고, 군대에 와서는 일반적인 한국 작가의 순문학을 비롯해서 외국 고전소설까지 거의 모든 소설들을 가리지 않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전 소설들은 나에게 아직은 조금 어려운 편이었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서는 쉽게 읽히는 로맨스 소설에 꽂혔다. (남자들만 있는 팍팍한 군대에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극적인 소재의 추리 미스터리 소설보다 잔잔하게 읽히는 로맨스 소설이 끌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웹서핑을 하며 검색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였는데, 리뷰들이 하나같이 호평 일색이어서 바로 구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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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게 읽었다. 총 두 권으로 구성된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이틀만에 다 읽었다. 이 책을 휴가 복귀날과 그 다음날 이렇게 읽었는데 만약 내가 휴가 복귀날이 아닌 다른 날에 읽었다면 분명히 앉은 자리에서 두 권을 한방에 모두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이 책은 여주인공이 시간을 돌아가는 방법을 알게 된 후 14년 전에 겪은 끔찍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이것만 보면 이게 무슨 로맨스인지 하겠지만, 14년 전의 사건이 주인공의 첫사랑과 관련되어있고 과거로 돌아가서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사실들을 깨닫고 오해를 푸는 과정에서 로맨스를 맛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쓰인 ‘타임루프’라는 소재는 많은 판타지 소설에서 쓰이는 흔하디흔한 소재이다. 그만큼 이 작품의 전개가 어쩌면 뻔하게 흘러갈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이 책은 한치 앞의 전개가 예상되지 않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아주 재밌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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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남주와 여주의 서사보다 사건의 흐름에 초점을 맞춘 진행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주인공들의 심리를 서술한 문체를 보며 공감도 하고 감정이입도 하는 게 로맨스 장르의 매력인데 이 책은 그런 점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있다면, 주인공들의 나이가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데 조금은 오글거리는 장면들이 있었다.(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인소 갬성...) 그런 장면들이 있어서 이 책이 너무 가볍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점들을 잘 버티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정말 재밌는 소설임은 분명하다. 때문에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들보다는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독서의 초급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서 독서에 흥미를 가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