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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의 자리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7월
평점 :
<홍학의 자리> - 정해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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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한국 추리소설이다. 한달 전 내 생일 때 샀던 이 책은 사실 몇몇 북튜버들의 리뷰를 보고 구입했었다. 북튜버들이 추천한다고 해서 무조건 구입하지는 않지만 알라딘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 책을 검색해보니 “출판사 직원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충격 반전 소설”, “읽어본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다. 스포 절대 금지.” 등등 홍보문구가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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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도입부에는 학교에서 ‘김준후’ 선생님과 ‘채다현’ 학생의 원조교제 장면이 나온 후, ‘준후’가 ‘다현’의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동안 읽어본 추리소설들 중에서 범인을 초반에 공개하는 작품들을 많이 봤었기 때문에 선생이 학생을 죽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하는 ‘준후’의 독백으로 그 예상이 무너졌다. 이후로는 사건의 숨겨진 진상이 하나둘씩 공개되며 ‘다현’을 죽인 범인을 추리하는 ‘정통추리소설’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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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품 중에서 이런 정통한 추리 장르의 작품을 읽어본 것이 정말 오랜만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출판사의 홍보 문구처럼 예상치 못했던 ‘반전’때문에 후반부를 읽으며 ‘입틀막’을 하기도 했다. 반전의 결말이 공개되기까지의 이야기 전개도 흥미롭게 흘러갔으며,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개연성의 결말까지 전반적으로 모두 만족했던 작품이었다. ‘학교’라는 배경과 ‘원조교제’의 소재를 다룬 작품들을 흔하게 접해서인지 초반에는 조금 뻔한 작품일 수 있겠다는 걱정을 했으나 기우였다. 과연 이 작품의 반전을 맞춘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경외심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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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왓챠피디아에 남겨져있는 후기들을 보니 이 책에 대한 혹평들이 몇몇 있었다. ‘전형적이었다’, ‘식상하다’, ‘아침드라마 감성이다’ 등등의 리뷰였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원조교제’라는 소재가 불러일으키는 느낌이지 않나 싶다. 더불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주인공들의 감정과 행동들이 다분히 나오기 때문에 나도 이 작품에 대해서 좋은 평만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럼에도 추리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작품은 제 역할을 다하는, 혹은 그를 넘어서는 수준의 긴장감과 재미를 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예전에 ‘악의-죽은 자의 일기’라는 정해연 작가님의 작품을 사두고 읽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정해연 작가님을 알게 되어 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