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의 살인법 1~2 세트 - 전2권
서아람(초연) 지음 / 스윙테일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왕세자의 살인법> - 서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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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에 출연한 적이 있는 검사님이 쓴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 책을 알게 되었다. 검사가 만약 추리소설을 쓰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이 내 머릿속을 잠식하였고, 때마침 전역 직후 당시 코로나 국민지원금이 내게 많이 남아있어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검사님이 쓴 작품이다보니 현대극의 암울한 분위기를 예상했건만, 이 책은 제목부터 ‘나 사극이야^^’를 대놓고 어필하기에 의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서 더 이 책에 대해 궁금해지기도 했다. 다 읽고 나니 꽤 재밌는 미스터리 사극 소설을 한편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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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을 말해보자면, 책의 전체적인 전개가 주인공과 악인의 흥미진진한 대결 구도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주변 친구들한테 많이 추천하는 애니매이션 중에 <약속의 네버랜드>가 있다. 내용은 고아원에서 식용 인간들을 최고의 품질로 양육함과 동시에 감시하고 납품하는 ‘마마’와 그에 맞서 고아원에서 탈출하려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노먼’, ‘레이’, ‘엠마’의 숨막히는 두뇌 싸움과 심리전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숨통을 조여오는 스릴러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1기 한정) 이 작품도 물건을 통해 죽은 사람의 사념을 읽는 궁녀 ‘서린’과 똑똑한 머리를 범죄에 활용하는 사이코패스 왕세자 ‘이범’의 대결이 볼만했다. 1권에서는 본인이 가진 지위를 활용한 왕세자 ‘이범’이 우세하는 양상이었지만 2권에서는 궁녀 ‘서린’이 그를 극복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런 부분이 마치 <약속의 네버랜드> 혹은 <데스노트> 등을 읽는 것 마냥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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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가지 더 좋았던 부분은 바로 허구의 ‘사극’이라는 점이다. 역사를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작품 안에서 전체 배경인 조선과 상충되게 그려지는 부분들이 느껴졌는데 그런 부분들을 찾는 과정이 재밌었다. 예를 들면, 중전과 후궁의 관계가 실제 역사에선 시기와 질투만이 존재하는 관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세종대왕의 중전은 후사를 가진 후궁을 오히려 잘 챙겨주었다고 한다.) 물론 그 차이들이 과하게 많다고 느껴지면 오히려 독이 되었겠으나 작가가 도입부에서 ‘책의 재미를 위해 실제 역사와 다르게 서술된 부분이 있다’고 언급하였을 뿐더러 그런 부분들이 많지도 않아서 거슬리지 않고 재밌게 넘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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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중간중간 전개가 느리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 전개 자체가 느린 것에는 큰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없어도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몇몇 있었다. 가령 ‘지알스님’, ‘오내관’ 등의 인물은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굳이 그런 등장인물들을 그려 넣은 것을 보면 작가가 연재를 늘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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