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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코를 위해 (스페셜 리커버 에디션)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3월
평점 :
<요리코를 위해> - 노리즈키 린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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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공격적인 SNS 홍보 마케팅으로 인해 다들 한번쯤은 이 책을(혹은 책의 광고를) 목격한 적이 있을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이 출판사에서 밀고 있는 책들은 <소문>이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등이 있다. (마찬가지로 이 책들도 인스타에서 자주 봤다.) 하지만 나는 그런 광고를 보면 오히려 반감이 들어 아무리 책을 사고 싶어도 오기로 사지 않는데, 이 책은 작년... 생일에 친구가 사줘서 묵혀두고 있다가 뒤늦게 읽었다. (군대에 있을 때 집으로 배송되서... 전역하니 읽고 싶은 다른 책들이 넘쳤고... 협찬 써야하는 것도 있었고... 아무튼 미안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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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을 때 아주 찝찌-입하고 불편한 느낌을 주는 결말에 호불호가 갈릴 듯 싶다. 하지만 난 그런 류의 기분을 오히려 즐기는 편이기 때문에 나에게 이 책은 결과적으로 '불호 아닌 선호'였다. 한 일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 및 결말이 누군가에게는 ‘불호’로 적용될 요소임이 분명하다. 음침한 일본 소설답게 ‘근친’적인 요소도 들어있고, 가스라이팅 같은 심리요소들이 독자들의 불쾌함을 유발하는 장치로 작동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요소들이 독자들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상태로 극 전체를 끌고가며 후반부에 반전을 주는 게 더한 충격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작가의 의도 그대로 끌려가며 완독했다. 책을 읽는 내내 숨죽이며 읽게 되는 정통 스릴러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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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을 꼽자면,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 정서에는 맞지 않는 설정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찝찝한 결말이 주는 '불편함'과는 다른, 정말 기분이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불쾌함' 때문에 쉽사리 추천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작중 등장인물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할 때가 종종 있었다. 흔히 말하는 ‘고구마’ 전개 방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답답한 행보가 아닌, 정말 그 행동의 원인 및 동기를 전혀 알 수 없는 것들 말이다. 이런 것들이 초반에 남발했다면 미련없이 책을 덮었겠지만 책의 후반부에 조금 나온 터라 무난히 완독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일본적인 문화에 익숙하고 정통 추리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