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민심 따로, 투표 민심 따로라는 말은 이번 서울 교육감 선거에도 그대로 드러났다.청와대가 안심한다고 하니...투표율도 엉망이군.잘 사는 나라 거의 대부분은 투표율도 높다는데 미국의 아주 못된 면만 모방하여 투표 안 하는 것이 선진국의 조건인 줄 아는 이들이 이다지도 많은가.
사회변동,혁명 하면 러시아 혁명이나 중국혁명을 많이 떠올리겠지만 공부를 하려면 1848년 혁명을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그렇다고 나 역시 실천은 안 하고 있으니 앞으로의 공부 계획이나 정리하여 마음을 가다듬어 보기로 하겠다.이번에는 혁명자체보다는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행적을 중심으로 공부해보기로 했다.마르크스 엥겔스 저작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정문길 씨는 1980년대 한국의 맑시즘 수용과정을 꼼꼼히 살피면서 공산당 선언의 번역본은 많지만 정작 선언이 나온 1847-48년 전후 시기에 맑스 엥겔스가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고 지적했다.우리나라 학계의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바탕이 튼튼하지 못하다는 말이니까.그 지적을 보면서 우선은 1848년 혁명 자체보다는 인물 위주의 연구를 해보겠다고 마음 먹었다.
먼저 맑스,엥겔스의 1848년.맑스는 직접 거리로 나서지는 않았다.엥겔스는 직접 무장봉기에 나섰다.군사분야 연구에 관해선 엥겔스가 더 선배다.이는 레닌도 강조한 것 같다.여하튼 두툼한 전기가 필요하니 우선 소련 마르크스 레닌 연구소 판 <마르크스>평전 김라합 역 (소나무)1989년과 동 연구소의 <엥겔스>전진 출판사1990년 것을 참고해야겠다.지성사가의 평전인 이사야 벌린의 마르크스 전기는 당시 사상사적인 면에서 접근할 때 참고가 될 듯하다.이거 읽은지 15년이 넘었으니 벌린의 그 박식한 솜씨를 어느 정도나 맛보았는지 의심스럽다.지금 기억에 남는 건 게오르그 루카치를 루칵스라고 표기한 것 정도.번역자가 신복룡 씨인 것도 특이했다.그는 한국 근현대 정치사 쪽인데...아루래도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에게 찢어번역을 시킨 것 같다.
토크빌은 어떻게 1848년을 해석했는가가 관심이다.그의 혁명관은 러시아 혁명을 연구하는 비마르크스 주의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특히 혁명에 프로레타리아가 전면에 등장하자 강경진압을 찬성했다고 하니 그런 면에선 결코 온건주의자가 아니다.그의 회고록이 명저라고 하나 우리나라에선 아직 번역되지 않았으니 을유사의 토크빌 평전에 의존하는 수 밖에.그리고 토크빌을 연구한 국내 학자들의 책을 알아봐야겠다.
혁명에 직접 참여한 르낭,라마르틴,블랑키,푸르동 등의 행적도 연구대상이다.혁명이 왜 실패했는가는 이들의 좌절을 연구하면서 드러날 것이다.특히 이들의 공통점은 지식인이라는 점.지식인과 혁명이라는 고전적인 주제의 사례이기도 하다.할 드레이퍼는 <사회계급의 정치학>(국역본 제목은 <계급과 혁명> 사계절)에서 직접행동을 만능으로 하면서 지식인들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이들을 비판했지.깊이 생각해 볼 문제.
미슐레는 이때 뭘 했지? 알아보고 싶다.우선 <핀란드 역으로>를 읽자.
게르첸과 바쿠닌에 대해서도 알아봐야지.혁명관에 대한 이들의 대립은 중요하다.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역시 명저는 에드워드 카의 <낭만의 망명객>,<바쿠닌 전기>이다.아나키스트들의 혁명관은 분명히 이상한 데가 있다.바쿠닌은 계획만 거창했다는데 ....게르첸은 이 혁명을 기준으로 회의주의자가 되었다.국내 연구진으로는 게르첸과 1848년을 연구한 이인호<지식인과 역사의식 >속의 논문을,그리고 최근 번역된 이사야 벌린의 <러시아 사상가>들을 봐야지.아...그리고 슬라브주의자들의 반응도 검토해보라.도스토예프스키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지? 이때 이미 보수화되었을까? 그의 전기는 나도 많이 갖고 있으니 차분히 알아봐야겠군.
그리고 랑케를 비롯한 독일 역사학파 학자들도 소홀히 넘어갈 수 없다.이민호<역사주의>는 참 구입을 잘 했다.도서관에서 폐지처분으로 가려는 것을 공짜로 얻었는데 정말 유용한 책이다.프로이센 보수파들의 혁명관을 이처럼 유용하게 알아볼 수 있는 책이 내 서가에 있으니 든든하여라!
호기심 차원이지만 반드시 알아보고 싶은 이는 리하르트 바그너이다.이 사내는 직접 이때 무장봉기에 가담했다 한다.그런 그가 혁명과는 담을 쌓은 국가주의자로 변신하는 과정이 정말 궁금하다.남들은 바그너와 니체의 만남과 결별에 관심이 많겠지만.우리나라 사람이 쓴 바그너 전기가 있었다.금남로 4가의 서점에 있었는데 가본지 오래되어 그 책이 지금도 있으려나.우선 도서관부터 검색해야지.
그리고 대미! 이탈리아 독립운동가들의 1848년 경험,그리고 오스트리아의 탄압.마치니 평전 읽은지도 꽤 되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