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은 동물의 생명을 귀중하게 여겼습니다.평생 일만 하다 죽은 늙은 말을 고이 묻어주라고 했더니 하인들이 어기고, 말고기 잔치를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당연히 연암은 발끈했지요.그런 점에서는 철저한 남자였습니다.

 

   조선시대에도 개고기 식용을 두고 이러저러한 논쟁이 있었습니다.정약용이 찬성론자의 대표라면 박지원은 반대론자의 대표지요.사실 정약용의 아들도 아버지에게 개고기를 먹어야 하느냐고 문의해온 것을 보면 개고기 먹는 문제는 그 시절에도 민감했던 모양입니다.만약 개고기 먹는 것이 아무 거리낌 없는 일이라면 그렇게 문의까지 하지 않았겠지요.

 

  연암은 아들에게 개를 키우지 말라고 했습니다.개를 싫어해서가 아닙니다.개고기 반대론자인 연암은 "개를 키우면 혹시 잡아먹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 모르니 아예 키우지 말라."는 취지였습니다.연암은 다산의 개고기 찬성론에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합니다만, 이 두 남자는 나이 차이도 많고, 당파도 달라서(연암은 노론, 다산은 남인) 그랬는지 생전에 만난 적이 없다는군요.

 

   요즘은 기르던 개를 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여름 휴가 때 승용차에 태우고 가다가 길에서 버리는 수법도 확산되고 있다는군요.그래서인지 휴가철 도로에 유기견이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한 이들도 많지요.사람을 사귀다가 싫어지면 헤어진다고 누가 뭐라 말할 것도 없지만, 애완동물은 다릅니다.끝까지 책임져야죠.

 

   처음엔 귀엽다며 개를 구입하여 키우다가, 시간 지나 싫증나서 버리는 사람들에게 연암은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개 키우지 마. 나중에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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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ek 2013-11-06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려동물과 같이 살아가는 것은 큰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많지요...
ㅠㅠ

노이에자이트 2013-11-06 23:12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래요.동물은 인형이 아닌데...귀엽다고 구입했다 싫증나면 버리니 문제죠.

transient-guest 2013-11-07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는 평생 주인을 잊지 못하죠. 그렇게 예뻐 죽겠다면서 키우던 녀석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는 딱 그 만큼의 민도와 수준이겠죠.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자식도 필요하면 갖다 버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키우지 못할 사정, 예컨데, 파산, 실직 같은 일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귀찮아서 버리는 건 정말 나쁜 짓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3-11-07 14:57   좋아요 0 | URL
처음엔 귀여웠는데 키우다 보니 힘들고 싫증나고 해서 버리나봐요.괴로운 것은 참아도 싫증나는 것은 못참겠다 그런 마음이죠.

감은빛 2013-11-07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기견, 유기묘가 정말 많다는 얘길 듣고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살아있는 생물을 버릴 수 있을까요?
차라리 개를 키우지 말라는 연암의 말씀이 확실히 옳네요!

노이에자이트 2013-11-07 14:56   좋아요 0 | URL
생명이라는 생각 자체를 안 하나봐요.어른이 그러니 아이들이 따라배우고...악순환이죠.

연암이 지금 시대에 와서 개농장에서 대량으로 식육견 키우는 것을 보면 질색할 듯합니다.

Breeze 2013-11-0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완견들이 아프면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죠?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님의 포스팅을 보니 예전에 우리집에서 키우던 발발이가 생각나요.
많이 짖어대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개였는데 어느날 누가 잡아갔는지 보이지 않아 한동안 허전했던 기억이 있네요.
연암의 잡아먹고 싶을지 모르니 개를 키우지 말라고 했던 말이 마음에 들어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3-11-08 14:11   좋아요 0 | URL
개를 잃으면 혹시 잡혀서 개고기가 되지 않았나 불안해지죠.

조선시대 개고기 반대론의 선봉에 섰죠.

페크pek0501 2013-11-08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를 키우면 오히려 못 잡아먹을 것 같아요. 정이 들어서 어떻게 먹습니까?
개와 정이 들텐데 키우다가 버리는 사람도 있군요.
참 사람은 다양합니다. 하나의 법칙을 적용시킬 수 없는 게 사람인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3-11-08 14:13   좋아요 0 | URL
자기 집에서 키우는 개 잡아먹는 사람들이 예전엔 있었죠.자기가 키운 개를 잡기가 뭣하면 "내가 너희 개 잡을테니, 너는 우리 개 잡아라" 해서 잡아먹는 경우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