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은 동물의 생명을 귀중하게 여겼습니다.평생 일만 하다 죽은 늙은 말을 고이 묻어주라고 했더니 하인들이 어기고, 말고기 잔치를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당연히 연암은 발끈했지요.그런 점에서는 철저한 남자였습니다.
조선시대에도 개고기 식용을 두고 이러저러한 논쟁이 있었습니다.정약용이 찬성론자의 대표라면 박지원은 반대론자의 대표지요.사실 정약용의 아들도 아버지에게 개고기를 먹어야 하느냐고 문의해온 것을 보면 개고기 먹는 문제는 그 시절에도 민감했던 모양입니다.만약 개고기 먹는 것이 아무 거리낌 없는 일이라면 그렇게 문의까지 하지 않았겠지요.
연암은 아들에게 개를 키우지 말라고 했습니다.개를 싫어해서가 아닙니다.개고기 반대론자인 연암은 "개를 키우면 혹시 잡아먹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 모르니 아예 키우지 말라."는 취지였습니다.연암은 다산의 개고기 찬성론에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합니다만, 이 두 남자는 나이 차이도 많고, 당파도 달라서(연암은 노론, 다산은 남인) 그랬는지 생전에 만난 적이 없다는군요.
요즘은 기르던 개를 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여름 휴가 때 승용차에 태우고 가다가 길에서 버리는 수법도 확산되고 있다는군요.그래서인지 휴가철 도로에 유기견이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한 이들도 많지요.사람을 사귀다가 싫어지면 헤어진다고 누가 뭐라 말할 것도 없지만, 애완동물은 다릅니다.끝까지 책임져야죠.
처음엔 귀엽다며 개를 구입하여 키우다가, 시간 지나 싫증나서 버리는 사람들에게 연암은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개 키우지 마. 나중에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