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감이 고개를 넘어가다가 건장한 사내들을 만났다.사내들은 영감한테, "영감은 좌익이오? 우익이오?" 하고 물었다. 영감은 눈치를 보다가 "나는 우익이오."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사내들은 " 이 영감, 반동이구만." 하더니 마구 두들겨 팼다. 영감은 속수무책으로 두들겨 맞았다.
영감이 겨우 몸을 추스려 고개 하나를 넘자 또 다른 사내들이 영감을 붙잡고 질문했다." 영감은 좌익이오, 우익이오?" 그러자 영감은 망서림없이 "나는 좌익이오." 하고 대답했다.그러자 사내들은 "이 영감 빨갱이구만. " 하더니 마구 두들겨 팼다.영감은 속수무책으로 두들겨 맞았다.
영감이 겨우 몸을 추스려 고개 하나를 넘자 또다른 사내들이 영감을 붙잡고 질문했다." 영감은 좌익이오, 우익이오?" 그러자 영감은 울상이 되어 "나는 좌익도 아니고, 우익도 아니오." 했다.그랬더니 사내들은 "이거 간사한 기회주의자로구만." 하더니 마구 두들겨 팼다.영감은 속수무책으로 두들겨 맞았다.
영감은 이제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다쳤다.겨우 절뚝거리며 산길을 걷는데 너무나 억울했다.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이 웬 날벼락이란 말인가...그래서 크게 소리쳤다." 야! 미치고 환장허겄네. 내가 뭔 죄를 지었다고 이 난리여!" 그러자 저 건너 편에서 사내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더니 "이 영감쟁이가 왜 이렇게 시끄럽게 지랄이야!" 하더니 마구 두들겨 팼다. 아까부터 계속 맞아 몸이 성하지 못한 영감은 결국 쓰러져 죽고 말았다.
***이 글을 읽고 혹시 "이거 선우휘가 쓴 '깃발 없는 기수'에 나온 이야기 아니야? " 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궁금하면 소설을 직접 읽고 대조해 보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