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감이 고개를 넘어가다가 건장한 사내들을 만났다.사내들은 영감한테, "영감은 좌익이오? 우익이오?" 하고 물었다. 영감은 눈치를 보다가 "나는 우익이오."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사내들은 " 이 영감, 반동이구만." 하더니 마구 두들겨 팼다. 영감은 속수무책으로 두들겨 맞았다. 

    영감이 겨우 몸을 추스려 고개 하나를  넘자 또 다른 사내들이 영감을 붙잡고 질문했다." 영감은 좌익이오, 우익이오?" 그러자 영감은 망서림없이 "나는 좌익이오." 하고 대답했다.그러자 사내들은 "이 영감 빨갱이구만. " 하더니 마구 두들겨 팼다.영감은 속수무책으로 두들겨 맞았다. 

    영감이 겨우 몸을 추스려 고개  하나를 넘자 또다른  사내들이 영감을 붙잡고 질문했다." 영감은 좌익이오, 우익이오?" 그러자 영감은 울상이 되어 "나는 좌익도 아니고, 우익도 아니오."  했다.그랬더니 사내들은 "이거 간사한 기회주의자로구만." 하더니 마구 두들겨 팼다.영감은 속수무책으로 두들겨 맞았다. 

    영감은 이제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다쳤다.겨우 절뚝거리며 산길을 걷는데 너무나 억울했다.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이 웬 날벼락이란 말인가...그래서 크게 소리쳤다." 야! 미치고 환장허겄네. 내가 뭔 죄를  지었다고 이 난리여!" 그러자 저 건너 편에서 사내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더니 "이 영감쟁이가 왜 이렇게 시끄럽게 지랄이야!" 하더니 마구 두들겨 팼다. 아까부터 계속 맞아 몸이 성하지 못한 영감은 결국 쓰러져 죽고 말았다. 

  ***이 글을 읽고 혹시 "이거 선우휘가 쓴 '깃발 없는 기수'에 나온 이야기 아니야? " 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궁금하면 소설을 직접 읽고 대조해 보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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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6-22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저 한숨만 나오네요. ^^

노이에자이트 2011-06-22 20:54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흠...

루쉰P 2011-06-22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데올로기에 피해를 보는 것은 항상 민중이지요.

노이에자이트 2011-06-22 20:58   좋아요 0 | URL
우리들이 위의 저 건장한 사내들과 같은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지요.한국전쟁 때도 평범한 시골의 농민들끼리 죽고 죽이고 한 일이 많았습니다.

꼬마요정 2011-06-23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좌익이든 우익이든 이념의 선택여부로 서로를 비난할 수는 없죠. 더구나 때리는 것은 말도 안 되구요. 프랑스 혁명 때 자코뱅파든 지롱드파든 그들이 추구한 것들 중 '사상의 자유'는 아주 중요한 거죠.

노이에자이트 2011-06-23 17:12   좋아요 0 | URL
모두가 꼬마요정 님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할텐데 그렇지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희망찬샘 2011-06-2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은 무척 재미있으나 어려운 것들이 많아 제가 아는 척 하기는 힘이 듭니다. 왜냐하면 저는 아는 것이 많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슬퍼요. 자주 들러 많이 읽어 도움 받아야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6-26 20:22   좋아요 0 | URL
아이고...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자주 자주 오셔서 의견을 교환합시다!

cyrus 2011-06-28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화가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네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왜 한 쪽면만 보려고 그것만 받아들이는건지 참,,

노이에자이트 2011-06-28 16:51   좋아요 0 | URL
요즘은 옥주현을 좋아하냐 안 하냐 가지고도 싸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