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국시대물은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광적인 팬들이 있습니다만 일본 특유의 지명과 인명 때문에 읽어내려가기가 쉽지 않습니다.게다가 이 분야 번역의 시초라 할 만한 동서문화사는 그 제목을 <대망>이라고 해놔서 더 헛갈리게 해놓았습니다.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대망>시리즈는 야마오카 소하치의 대하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제1권~12권까지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이니 그 분량 때문에 중도포기한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그래서 좀 적당한 분량의 기본서가 필요합니다.
야마모토 시치헤이 <기다림의 칼--- 도쿠가와 이에야스>박선영 역 (21세기 북스 2010) 이 책으로 시작하면 될 것입니다.전국물을 읽을 때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중요하고 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히데요시 사후 대결전인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이기는 과정 등을 기본 뼈대로 잡고 공부하듯이 정독해야 합니다. 이 책도 700쪽 가까이 됩니다만 알기 쉽게 정리를 했다는 평입니다.
야마모토 시치헤이는 한때 이사야 벤다산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인과 유대인>이라는 책을 써서 유명해졌습니다.유럽에서 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가 동일인이라고 밝혀져 화제가 되었듯이 일본에서는 이사야 벤다산과 야마모토 시치헤이가 동일인이라는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었지요.
자...다시 동서문화사의 <대망> 시리즈 이야기입니다.요시카와 에이지 하면 미야모토 무사시를 소설화해서 유명한데 <대망>의 18권~ 21권의 <인생의 길 번뇌의 길>이 바로 그 유명한 <미야모토 무사시>입니다.방학기가 최영의를 그린 만화 <바람의 파이터>에서 종종 인용하고 있는 그 책입니다.최영의는 태평양 전쟁 종전 직후 직접 요시카와 에이지를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합니다.
요시카와 에이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그린 소설도 집필했는데 <대망>시리즈의 13~17권인 <민중의 영웅>이 바로 그것입니다.비천하게 자랐지만 특유의 지혜와 추진력으로 최고집권자가 되었다가 임진왜란으로 몰락하는 비극적 일대기가 요시카와 에이지의 거장다운 필치로 전개됩니다.제목 때문에 이 책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다룬 소설인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알려드립니다.
가까운 이웃나라이지만 일본의 지명이나 인명은 한국인에게 매우 어렵습니다.일본에 관한 책을 읽을 때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