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인명사전'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매우 민감하고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하길래 이것저것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이런 좌파 빨갱이들이 이따위 사전을 만들었다 이거지...우리는 가만 있을 것 같냐! 우리도 친북좌파 놈들 명단을 다 까발리겠다!" 하면서 '친북좌파 인명사전'을 준비할 이들도 있을것 같고...아니면 '김정일 2중대사전'? 

     한나라당 친이계와 친박계의 계파싸움이 치열해지면 친이계에서 '박정희는 친일파'라는 공세로 박근혜 파를 공격할지도... 예전 이승만은 반탁운동 때는 김구의 한독당 계열,한민당 계열과 제휴하다가 먼저 김구와 손을 끊은 후 대통령에 오른 후에 한민당과 맞서기 시작했지요.결국 전쟁 후 자유당을 만든 후로는 한민당의 후신인 민주당 사람들을 '친일한 사람들'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특히 장면이 그 표적이었죠.워낙 예기치 못할 일이 일어나는 곳이라서... 

    리영희는 <우상과 이성>에서 김구와 홍난파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는데...친일인명사전 작업 중에 홍난파가 그 명단에 들어간 일에 대해 <대화>에서 '친일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다'는 투의 반응을 보이더군요 .신경림도 신문칼럼에서 일부 인사들이 친일명단에 들어간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었고... 

   가장 해괴한 반일정서 중 하나...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 때 일본여론이 악화되었지요.동경시내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와글와글....그때 어느 열혈한국사나이가 "일본놈들은 우리 국모인 민비를 살해했어! 그런데 김대중 납치 가지고 일본놈들이 무슨 자격으로!" 했다는데...반일정서를 이런 데에 이용해 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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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9-11-16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해괴한 반일정서 넘 재밌네요.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닌 것이 문제지...

노이에자이트 2009-11-16 19:02   좋아요 0 | URL
김대중 납치사건에서 육영수 여사 타계까지의 한일관계사를 보면 흥미로운 사건이 많습니다.

qualia 2009-11-17 08:05   좋아요 0 | URL
해괴한 건 우리들 자신입니다. 한국인들 자신이 해괴한 존재입니다. 세계 유일이죠. 그냥 나둬도 자중지란에 무너집니다. 제명에 못 살고 제풀에 망하는 종족이죠. 분단이라는 민족 최대의 모순이 이 모든 해괴한 사태의 진원지입니다. 같은 반일이라도 이유와 목적이 정반대입니다.

우리의 이런 속성/약점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게 다름 아닌 일본이죠. 특히 일본의 지식인/언론인들(진보든 보수든, 좌파든 우파든 가릴 것 없이)은 한국(인들)의 저런 해괴한 분란을 보면서, 자신들 선조의 조선 식민지화가 백번 옳았다는 것을 거듭거듭 확신하죠. 일제의 조선 식민지화 제1 논리는, 딴것 없습니다, “조선은 구제불능”이라는 것이었죠. 그냥 놔둬도 ‘지들’끼리 박터지게 싸우다 망한다고 봤습니다. 21세기라고 해서 일본이 우리를 바라보는 (그들의 심저에 숨겨놓은) 시각은 하나도 변한 게 없습니다.

우리의 이런 최대 약점을 능갈맞게 잘 이용해 먹는 일본 우익 중 하나가 바로 산께이신문(産經新聞) 서울지국장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죠. (제 판단에 이 작자는, 친한파 기자라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거물급 일본 스파이임이 확실합니다.) 그는 우리의 이념대립, 좌우대립, 남북대립, 영호남대립, 신구대립 등등을 아주 세밀한 점까지 간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도 문제라든가, 북핵 문제라든가, 한일양국의 과거사 문제 따위가 한국 내에서 커다란 정치적 논제(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기막힌 타이밍과 간악할 정도로 교활한 칼럼(일본 극우 시각 특유의)으로 한국의 양대 정치 진영을 흔들어줍니다(이 작자가 틈날 때마다 한마디씩 한국 내 문제에 초를 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계획적이고, 전략적인 것입니다). 일종의 이간질, 원격조종, 분열책동이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한국의 정치세력들은 난감해 합니다. 일본의 간악한 속셈을 간파하고 일본을 공동 규탄해야 할 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엉거주춤한 상황에 빠집니다. 구로다 가쓰히로/일본 우익의 대 한국 전략전술은 이럴 때마다 거의 성공을 거둡니다. [노무현 정권 때 독도 문제가 불거졌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독도 문제에 관해 단호하게 대 일본 강경책을 구사하니까, 구로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독도 문제로 타개하려 한다고 산께이신문(産經新聞)에 교활하게 썼었죠. 그때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상기해보십시오. 한마디로 일개 쪽xx 기자놈 하나가 한국 정치를 농락했던 것이고, 그 장단에 병x 춤을 추줬던 한나라당과 조중동이었지 않습니까. 조중동 이놈들이 일본 극우신문의 보도를 끌어다가 진보진영/민족진영을 공격하는 데 이용해 먹는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이와 같은 맥락에서 북핵 문제에 일본이 북핵 문제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극구 끼워넣으려는 저의/속셈은 정말 뻔한 것이죠. 즉 일본은 북핵 문제의 원활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결코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민족의식에 관한 한, 거의 병x 같은 수준의 이명박 정권이 남한 내에 들어선 것을 일본이 반기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남북한은 일본의 교활한 술책에 대항하여, 중국과 같은 “국공합작”류를 꿈꾸는 것은 말 그대로 한낱 꿈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역사가 진행되어 가면서 일본과의 대결은 필연일 것입니다. 그때까지도 이 한민족이라는 종족이 구제불능 상태의 자중지란을 계속 이어나갈 것인지 정말 개탄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2009-11-17 00:39)

노이에자이트 2009-11-17 15:49   좋아요 0 | URL
구로다 가쓰히로가 월간조선 같은 곳에 쓴 글을 보면 상당한 실력을 갖춘 만만찮은 기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우리나라 보수파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나 할까요....한국말도 잘하고...그래서 보수파들을 고무하는 글을 잘 쓰지요.저는 지방방송에서 그가 박정희를 찬양하고 노무현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일본의 반공반북 지식인들이 한국의 보수세력들에게 던지는 미끼가 매우 달콤하기 때문에 걸려드는 이들이 많습니다.

펠릭스 2009-11-17 20:42   좋아요 0 | URL
구로다 가쓰히로 !

무해한모리군 2009-11-16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 참.. 제대로된 좌가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된 우가 필요해요.. 시급히시급히

노이에자이트 2009-11-16 19:01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카스피 2009-11-1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이런 추셀라면 정말 사전이 나올듯 싶은데요 ㅜ.ㅜ

노이에자이트 2009-11-16 20:43   좋아요 0 | URL
그럴 것 같습니다.

펠릭스 2009-11-16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작가의 말처럼 '사전'은 도구군요. 가계 족보가 육신의 족보 사전이라 하면 친일, 친북(?), 친남(?)인명사전은 정신의 족보 사전이겠는데요.

노이에자이트 2009-11-16 20:44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率路 2009-11-17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랑 다르면 무조건 친북좌파라는 사람들인데, 평생 만들기만하다가 끝날것 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11-17 15:43   좋아요 0 | URL
명단을 수집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펠릭스 2009-11-17 20:38   좋아요 0 | URL
ㅋㅋ 평생만들다,,,하하, 재미있는 유머입니다.

흑해 2009-11-19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궁금해서 질문드립니다. 노이에자이트 님이 생각하시는 친일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타자화라면서 모든 사람이 친일파라는 식으로 그런 문제를 희석화시키더군요. 아니면 모두가 희생자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경우도 있구요. 물론 희생자도 있겠죠. 그러나 전 지배엘리트의 친일과 엘리트가 아닌 사람들의 친일은 구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친일보다는 식민지배의 협력자들이라고 부르고 싶지만 일반적인 사용법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지배라는 범주가 강제와 설득을 그 층위에 두고 종속은 협력과 저항을 그 층위로 둔다고 생각한다면 누군가 말하는 '회색지대'는 없을 겁니다. 모호한 영역은 있겠죠.
한마디로 저는 친일파를 제국주의 또는 식민주의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지배엘리트로 한정 짓고 싶습니다. 식민담론의 충실한 소비자라고 해도 상관 없구요. 노이에자이트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11-19 16:27   좋아요 0 | URL
회색지대가 있었고 그걸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안 그러면 모두가 다 친일하며 살았다는 물타기에 말려드니까요.회색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봐주어야죠.단 그 기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이 친일파라는 말을 관행적으로 쓰기에 그 용어를 썼지만 친파시스트 부역자라는 용어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민족편향을 예방할 수도 있구요.우리가 일본인 모두를 적대시하는 건 아니니까요.
자세한 건 더 공부를 해야겠네요.

톨트 2009-11-2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경만 하다 인사 드려요^^ 글을 읽다 보니 '대중독재론'을 주장하는 한양대 임지현 교수의 논리가 떠오릅니다. 임 교수는 소수의 '가해자' 친일파와 '피해자' 국민을 대립시키는 이분법적 사고가 우파 민족주의만 강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던데요. 그는 친일파를 제도적으로 단죄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반대합니다. 일본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일본 좌파에 대해서도 비판적인데요, 소수의 좌파들이 오히려 우익 민족주의만 결집시킨다는 겁니다. 그렇게 역사청산을 둘러싸고 한국 민족주의와 일본 민족주의가 적대적 공생을 강화한다는 거죠. 이런 탈민족주의 논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09-11-20 18:25   좋아요 0 | URL
임지현 씨의 책을 보면 제3세계 민족해방운동 지도자들이 집권 후 민족주의를 이용해 독재를 한 것을 많이 지적하고 있습니다.그래서 그런 주장을 하게 된 것이지요.저도 인정하고 있습니다.저는 프랑스의 나치청산도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고 봅니다(<비시 신드롬>이란 책이 있지요)

임지현 씨가 말하는 적대적 공생은 존재하고 있다고 봅니다.하지만 한국과 일본간에 반 파시즘 연대를 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봅니다.적대적 공생이 아닌...그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겠지요.

민족편향을 염려하는 데에서는 임지현을 수용하는데...비관주의를 방지하려면 박노자로 예방주사를 맞는 것도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