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문화 살림지식총서 16
이희수 지음 / 살림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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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다.
하지만 생각만 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기독교의 성서처럼 이들에게도 ‘꾸란’이라는 경전이 있지만,
언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만 했지, 사실 두꺼운 그 책을 책장에서 꺼내읽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던 와중 살림 지식 총서로 만난 <이슬람 문화>는 얇은 책에도 불구하고 궁금하게 생각했던 내용들이 알차게 담겨있어서 읽기에 좋았다.

이 책은 처음에 ‘이슬람교에 대한 몇 가지 오해’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한 손에 칼, 한 손에 꾸란’의 망령이라는 이야기였다.
일찍이 서구인들이 이 표현으로 이슬람의 호전성과 종교의 강압적 전파를 설명하였지만, 사실 이것은 그들이 이교도에 대한 적개심과 이슬람 세력의 확산에 대한 위기감에서 만들어낸 용어에 불과한 것이다. 
무력에 의한 이슬람 전파에 대한 지시는 꾸란의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데, 우리는 사실 ‘이슬람교’하면 누구나 익숙하게 그 문장을 떠올리곤 한다.

불행히도 아무런 역사적 근거도 없는 ‘한 손에 칼, 한 손에 꾸란’이란 용어가 우리 교과서에서 삭제될 때까지 우리는 1세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 용어는 지난 1세기 동안 서구인은 물론 한국인의 이슬람에 대한 인식을 방해하던 망령이었다. (14p)

그렇게 우리의 오해부터 시작하여 이 책에서는 이슬람 문화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이 책을 읽으며 이슬람교와 그들의 문화에 대해 한층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이슬람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를 추구할 때, 이 책을 기본서로 읽으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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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 대한민국 한바퀴 - 좌충우돌 전국 자전거 여행기
방승조 지음 / 청년정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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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도의 봄을 맞이하러 떠났다가, 자전거 뒤에 봄을 하나 가득 싣고 서울로 돌아온다!”
낭만적인 목표 하나 만들고 떠난 자전거여행,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이 책은 그림 그리는 몽 씨와 동반자 꼬맹이의 좌충우돌 전국 자전거 여행기다.
자전거 여행의 준비부터 이동 경로 등을 시간 순으로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예전부터 자전거 국토 종단은 한 번 해볼만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생각만 했다.
쌩쌩 달리는 차들 사이로, 어두컴컴한 터널을 뚫고 달려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생각으로만 남겨두었다.
이번 생에서는 그냥 과감하게 포기한 여행 방법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며 뜨끔~ 찔린 부분이 있었다.

사실, 무언가 절실하다면 필요한 것은 오직 용기 한 가지일 테지만, 나의 마음은 벌써 그것이 현재 가능하지 않은 10가지 이유를 찾으려 한다. 아마도 아직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ㅋㅋ 휴식 끝! (108p)

일단 나는 잘 굴러가던 자전거를 잃어버렸고,
그래서 자전거 국토 종단은 더욱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그렇게 현재 가능하지 않은 이유를 만들어가다가
나중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서...’라는 변명을 하고 있을테니,
이 정도면 이 말에 바로 뜨끔하며 찔리게 된다.

인정한다.
자전거 국토 여행이 지금 절실하게 해보고 싶은 여행 방법은 아니지만,
이럴 때에는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면서 간접 경험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티격태격 여행이야기를 보면, 
보통 힘든 여행이 아닐거란 생각이 든다.
힘든 경험이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지도 모르지만, 이 책 속의 말처럼 ‘추(한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지 않을까?
소심한 나는 그냥 책을 본 것 정도로만 만족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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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마법사 고양이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49
송윤섭 지음, 신민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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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맛있게 먹다가 유명 작가가 된 여우 아저씨, 책을 너무 좋아해 책 속으로 들어간 공룡, 책으로 멋진 도서관을 지은 악어에 이어, 세상을 놀라게 할 발명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고양이가 나타났다! 
주니어 김영사의 책먹는 시리즈, 그 네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책 만드는 마법사 고양이 이야기다.

고양이 마법사는 새로운 것을 만들기 좋아하는 아마추어 발명가지만,
쓸모없는 발명품을 많이 만들었다.
지네발로 만든 효자손은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간지럽게 했고,
거미줄로 만든 바구니는 물건이 자꾸 달라붙어서 쓸 수가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엉터리 발명가라고 놀려댈 정도로 형편없는 발명만을 하던 고양이.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옛날부터 전해 오는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해 주는 마법 책> 한 권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마을 사람들은 고양이의 소행이라 생각하고 고양이 마법사를 밧줄로 꽁꽁 묶어버렸다.
그때, 고양이 마법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다시 마법책을 만들 수 있다고 제안한다.

“여러분들은 그동안 마법 책에서 많은 지혜를 배웠어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가진 지혜를 제게 말씀해주세요. 
제가 그 지혜들을 모아 마법 책을 만들어볼게요.”

그렇게 만들어진 마법 책, 그리고 고양이 마법사의 집에는 ‘고양이 마법사 출판사’라고 쓰인 간판이 하나 더 달렸다.

책 속에는 그렇게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해주는 마법 같은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이 다양하게 녹아들어가 있는 책의 세계, 마법사 고양이와 함께 그 신비한 세계로 여행하는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선사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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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기야, 춤춰라! 동화는 내 친구 61
채인선 지음, 김은정 그림 / 논장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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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둘밖에 안 되어 끈기를 배우는 데 더 노력해야하는 인간의 아이들에게”
이 책의 처음에 담긴 이 말은 다리의 개수가 다른 동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하는 문장이다. 다리가 두 개인 조류, 네 개인 다른 짐승들, 그리고 문어나 오징어를 비롯하여, 지네나 노래기까지!
어디 노래기의 이야기를 한 번 볼까?

아침 산책을 나간 노래기,
나무에는 박새 몇 마리가 재잘대고 있었다.
천개의발, 다리가 1000개쯤 되는 노래기의 이름은 ‘천개의발’이다.
“1000개의 다리로 어떻게 걸어다녀? 다리가 서로 엉키지는 않니?”라는 박새의 질문에
노래기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다리가 엉키고 말았다.
다리를 하나씩 끈기있게 풀어내고, 노래기는 꼼꼼하게 자신을 들여다본 것이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특히, 천개의발 다리는 1,000개가 아니라 306개!!
어떤 계기로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다.

힘들고 고달픈 기억이 때로는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천개의발은 쓴웃음을 지었어요. 
오늘의 이 불행도 나중에 웃으며 추억하게 될지 누가 알아요?” 

노래기는 노력끝에 단순히 걷는 능력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서서 
잔물결의 원리까지 깨달으며 노력하고 연습하여
나중에는 박새들과 공연까지 펼치게 된다.

이 책의 장점은 단연 그림이었다.
306개의 신발이 각양각색 그려진 것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노래기에게 어느 날 닥친 시련,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 마침내 이겨내는 모습까지 보면서 노래기에게 박수를 보낸다. 다리가 두 개 뿐인 인간의 아이들도 꼭 배워야 할 끈기와 노력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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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 규슈.시코쿠 -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반한 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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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걷고 싶은 길>은 두 권으로 구성되어있다.
2권에는 규슈, 시코쿠가 담겨있다.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시코쿠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1권부터 읽어가며 모르던 곳을 소개받는 기분도 좋았지만,
시코쿠 이야기가 시작되며 나의 기대감은 극에 달했다.
“드디어 시코쿠다!!!”

시코쿠 순례길이 품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비밀은 ‘오셋타이’다. 
시코쿠의 주민들이 순례자들에게 제공하는 공양물.
그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순례자들에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보시하는 전통을 지켜왔다. 
주민들에게 오셋타이를 제공하는 전통이 있다면 순례자들에게는 그 선물을 절대로 거절하지 않는 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117p)

처음에는 시코쿠 순례길이 그저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다른 길들의 유명세를 따라 일본의 절들을 걷는 길을 연결하여 만든 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오랜 전통과 순례 문화가 있다는 그 길에 급 호감이 생겼다.
하지만 걷는 길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된 것은 다음 문장이다.

걷기 시작한 지 보름째,
1200킬로미터의 여정 중 이제 3분의 1쯤 걸었을까.
아무 생각 없이 발을 옮기는 이 일의 의미는 뭘까.
지쳐가는 나. 
끝도 없이 살아나는 물집에 지치고,
나도 모르게 오셋타이를 바라는 속된 마음에 지치고,
매일 밤 빨아야 하는 냄새 나는 옷에 지치고,
110엔짜리 물 한 병을 못 사먹는 소심함에 지치고,
아침마다 반복되는 짐 꾸리기에 지치고,
“와카리마셍(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을 반복하는 일에도 지친다.
부처님께 기원한다.
처음의 그 마음을 기억하게 해달라고.
그게 어려우시다면 제발 비라도 멈춰달라고. (176p)

나도 걷다보면 그런 느낌을 받을지도 모를 거란 생각, 그 길에서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느끼게 된다. 
이런 것이 여행 서적을 느끼면서 경험할 수 있는 것. 포장된 즐거움만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느끼게 되는 감정을 같이 경험하게 된다.

김남희 님의 글은 맛깔스럽다. 
비슷한 성향의 여성일거란 생각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길떠나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는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길떠나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대리만족의 위안을 준다.

“낫토도 끔찍한데 비릿한 날계란까지 따라나오다니! 채식주의자에 음치인 내가 고깃집에서 노래방으로 이어지는 뒤풀이에 끌려가는 기분이다.”라는 문장에서도 그 기분이 느껴져서 박장대소를 하고 말았다. 

또한 “삶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임을 시코쿠는 다시 말해주었다.”라는 부분에서도 시코쿠를 걷고 난 후의 깨달음이 전달된다.

그 길을 내 인생에서 언제 걷게 될지는 모르지만, 오늘 나는 책 속에서 시코쿠를 만났다.
그 이야기가 담백하고 상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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